개성공단 진출 아직은 `고민중’

‘개성공단 기회의 땅인가.’

대구.경북권 기업들이 저가 공세로 국제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 등에 맞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성공단 진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악화된 주변 환경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과정에서의 개성공단 생산품의 ‘메이드 인 코리아’ 인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여전히 관망세를 보이는 기업들이 많은 상황이다.

◇개성공단 잇단 노크 = 대구.경북지역 기업인 14명과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 1명 등 15명은 24일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투자환경을 점검하는 것이 1차 목적이다.

경협협의사무소와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 현장, 입주업체 등을 잇따라 방문해 개성공단 추진현황과 투자 포인트 등을 체크하는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앞서 지난 6월말에는 대구지역 섬유업체 대표 등이 개성공단을 찾아 투자여건을 점검했다.

대구지역에서 현재 개성공단 진출이 확정된 기업은 2곳.
침구류를 제조하는 평안은 개성공단 본단지 1차분양 대상업체로 선정돼 3천여평의 부지에 공장건설작업을 진행중이며 오는 10월께 준공할 예정이다.

머플러, 손수건 등을 생산하는 서도산업은 공장건설을 위한 실시설계를 진행중이다.

평안, 서도산업과 함께 개성공단 본단지 1차분양 대상업체로 선정됐던 내의류 생산업체 육일섬유공업사는 진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살아남기 자구책 차원 = 기업들이 개성공단 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것은 인건비를 비롯한 생산비용 절감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과제로 부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구의 전통적 산업인 섬유와 안경, 양산.우산 등의 경우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해 지금의 고임금 구조로는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산이나 동남아산의 급속한 시장잠식을 막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하소연이다.

이런 점에서 개성공단은 우수한 노동력, 저렴한 인건비, 각종 세제혜택 등으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

대구상의에 따르면 중국 근로자의 인건비가 월 100달러 수준인 반면 개성공단의 경우 57달러 수준에 불과하고 주당 법정 근로시간도 중국 44시간, 개성공단 48시간 등으로 개성공단이 강점이 있다.

평당 분양가는 중국이 12만원인데 비해 개성공단은 14만9천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한국의 40만7천원에 비해선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고민은 계속된다 = 지역 업계는 최근 한.미간 진행되는 FTA 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느냐 여부가 개성공단에 진출할 것이냐, 포기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대표적으로 지역 안경업계의 경우 40% 정도를 미국으로 수출하는데 개성공단 제품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인정하지 않으면 개성공단 진출은 생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1차 분양과정에서 배제된 우산.양산 업체 등도 향후 추가분양 과정에서 진출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상의는 최근 통일부에 추후 분양공고시 우산.양산 등도 입주대상에 포함시켜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대구상의 관계자는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 개성공단이 매력적 투자지역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돌발변수에 따른 투자비 회수불가 사태 등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