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월급명세’ 공개…정치 꼼수 훤히 보인다

4일 북한이 개성공업지구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 명세서’를 처음 공개했다. 배경이 무엇일까.

북한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는 4일 내각 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나진선봉, 개성공단 특구 담당)으로부터 받은 남한 기업 S사에서 일하는 재봉담당 1개 조(라인) 노동자들의 9월 한달 ‘생활비 계산 지불서’를 남측에 보내왔다.

지금까지 북측 노동자들이 임금을 북한 원화로 받는지, 달러로 받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생활비 지불서’ 가 공개됨에 따라 일부가 드러난 셈이다.

‘지불서’에는 노동자들의 한달 근무일수와 연장 및 휴일 근무시간, ‘가급금'(보너스) ‘지급총액’ ‘지불총액'(실제급여)을 달러와 원 단위 금액으로 기재됐다. 노동자 1인당 월급은 원화로 약 7천원, 달러로는 북한의 공식 환율인 1:140원을 적용해 약 40~50달러로 나타났다.

즉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약 40~50달러의 임금을 받는 것처럼 나타난다.

지금까지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과 관련해 논란이 많았다. 남한기업들이 임금을 직접 지불하지 않고, 북한당국에 건네주고 그 돈을 북 당국이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착취당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이 ‘지불서’를 공개한 목적은 ▲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개성근로자 임금 착취설’을 막고 ▲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중단’ 논의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10월 2일 ‘북한 개성공단의 노동권’ 보고서에서 북한노동자 임금의 직접지불 방식을 요구했다.

레프코위츠 미국 북한인권특사는 올해 3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개성공단 노동자의 하루 임금이 2달러도 안된다”며 “노동자의 임금을 국제노동기구(ILO) 등 제3의 기관을 통해 조사, 평가한 뒤 유엔에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또 대북유엔결의 1718 호 채택 이후 노동당 자금줄이 되고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중지를 촉구하는 남한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서 취해졌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개성공단 노동자가 받는 월 임금 57.5달러 가운데 30달러가 노동당으로 들어가고 노동자 개인에게는 10달러, 나머지 17.5달러는 보험료와 기타비용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산업자원부의 공문을 공개하며, “북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급여의 절반 이상이 북한 노동당의 현찰수입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은 이러한 여론을 잠재우지 않을 경우, 개성공단까지 중단될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임금내역까지 상세히 공개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유엔제재와 관련이 없다”며 지속 의지를 보이는 남한 정부에 명분을 만들어 주자는 것으로 보인다. 즉 개성공단이 북한주민의 생활의 질 개선에 실질적으로 이바지 되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정치 프로파간다를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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