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업체 “평온하지만 정체될까 걱정”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 신임 회장 취임식이 열린 21일 개성공단에서는 현재 남북 당국간 대화 단절의 여파를 감지하기 어려웠다.

이날 취임식에 이어 남.북측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단 내 식당 ‘봉동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참석자들은 ‘우리는 하나다’ ‘우리가 남이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들쭉술과 대동강 맥주로 채운 잔을 바쁘게 부딪혔다.

입주기업협의회 신임 문창섭 회장이 대표로 있는 공단 내 ‘삼덕 스타필드’에서 작업대를 지키고 있던 2천400여 북측 근로자들의 표정에서도 남북간의 ‘이상기류’는 느껴지지 않았다. 근로자들은 자신들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는 남측 취재진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작업에만 열중했다.

이 회사의 김정호 과장은 “2006년 핵실험 상황에서도 공단은 흔들림이 없었다”면서 “지금도 전혀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초기에 개성공단에 입주한 39개 업체 중 15개 업체가 제2공장을 이미 짓거나 짓기 위해 설계를 하고 있다”면서 “분양을 받았다가 취소하는 업체들이 있긴 하지만 현재 정세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르는 사람들이야 걱정을 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이곳이 평안하다는 것을 안다”면서 “6.15 공동선언 이전에는 당국간 대화가 막히면 모두 막혔지만 지금은 당국간 대화가 막혀도 민간 차원에서는 다 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러 현지 기업인들은 당국간의 소통 단절로 ‘3통(통신.통행.통관)’ 문제 등 현안 해결이 늦어지고 2단계 분양 등 추가 개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공단이 현 수준에 머무르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문창섭 회장은 취임사에서 “개성공단은 총과 대포를 호미와 삽으로 바꾸는 민족사업으로 싱가포르, 아세안,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그 특수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준 사업인데 사업을 시작한 당사자인 남북측 당국관계는 더욱 경직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측이 개성 소재 남북경협사무소의 남측 당국자들을 추방한 것이 공단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없음에도 바이어들이 많은 우려를 표했다면서 “정치와 분리되어 있음에도 불구, 개성공단이 주변 여건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문 회장은 또 “우리가 남북간의 정세 악화로 문을 닫는 상황이 올 가능성은 0.01%도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정세 악화로 인해 바이어들이 등을 돌리고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토로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핵 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는 어렵다’는 김하중 통일장관의 발언에 대해 공단 내 북측 인사들이 크게 실망했다고 소개한 뒤 “측량과 지질조사 등을 마친 가운데 내년 4월 공단 2단계 착공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이뤄질지가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개성=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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