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불안감 팽배…”北 근로자도 불안 느껴”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심리전 재개 방침에 반발해 모든 군사적 보장 조치를 전면 철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입주기업들의 불암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 대응에 북측이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한 지 3일째인 28일 개성공단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578명이 방북하고 740명이 귀환할 예정이다. 현재 북한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은 612명이다.


하지만 북한이 단계적으로 압박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육로차단 조치가 임박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때문에 입주기업들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아직 남북 긴장상황이 개성공단 내부로까지 확대된 것은 아니지만 점차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란 전언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A대표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정부가 심리전을 실행에 나선다면 서해 육로가 차단되면서 (개성공단은) 끝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지금 분위기로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두렵다”며 불안한 심경을 토로했다. 


섬유업체 B사장은 “현재까지 전혀 동요 없이 극히 평온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북한 노동자들은 요즘 개성공단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노동자들도 주문량 감소를 현실적으로 느끼고 있어 불안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입주기업 대표들은 “북측이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심리전을 정부가 유보한다면 개성공단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들은 확성기방송 재개 시점을 철수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단들은 이날 통일부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최근 체류인원 축소 등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정부의 대북 심리전 재개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천안함 대북조치의 고삐를 늦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국방부는 지난 24일 대북 FM방송을 재개한 데 이어 군사분계선(MDL) 지역에 확성기 및 전광판 설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내달 초에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도 “대북 심리전에 재개되기 때문에 개성공단에 있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의 위해를 가해도 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개성공단과 천안함 사건을 분리대응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입장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개성공단 압박수위를 점차 높이는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개성공단 인질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 부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에 있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이 보장이 되는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과 상황에 대비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인질사태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천안함 사태에 인질 상황까지 전개될 경우 국제적 비난 여론과 이에 따른 고립국면, 강력한 제재를 감당하는 선택을 북한이 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