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짠물(불순사상)빼기’에 곤혹”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이 황해북도 지역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에 분산 배치됐으며, 자본주의 사상 탈피를 위한 각종 학습과 강연 등 강도 높은 ‘정신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민들은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근로자 철수 조치로 개성공단이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황해북도 사리원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노동자 모두 황해북도 지역에 있는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에 배치됐다”면서 “개성 근로자들의 사상개조를 위한 당(黨)정책 학습을 매일 2시간 이상 강도 높게 진행해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당 간부들은 주간 생활총화를 통해 지난날 남조선 기업주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꼬치꼬치 따져 묻는 등 자본주의 사상을 뿌리 뽑기 위한 사상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당국의 ‘짠물빼기'(불순사상 빼기)에 주민들은 죽을 맛”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수년에 걸쳐 자본주의 기업에서 한국 사람들과 함께 근무했기 때문에 사상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들의 사상의식 개조를 위해 사회주의 체제 우월성 등의 각종 학습과 강연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


현재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 중단에 대한 근로자들의 불만을 의식해, 황해북도 지역 공장·기업소에 분산배치하고 공단 출신 근로자들이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도 통제하고 있다.


해당 공장·기업소, 협동농장 간부들은 회의 때마다 “개성공단 출신 근로자들은 자본주의 사상을 낱낱이 털어놓고 비판받아야 한다”며 쉴 새 없이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특히 “개성공단 출신 기술직 남성들은 지방산업 공장에 배치되고 여성들 대부분은 협동농장들에 배치됐다”면서 “적성에 맞건 맞지 않건 도(道) 인민위원회 노동부의 일방적인 배치로 공단 노동자들의 불만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 같은 주민들의 불만에 담당 보위 지도원들의 감시와 통제도 만만치 않다”면서 “전직 공단 노동자들의 발언 내용을 낱낱이 장악(파악)하고 일거일동을 면밀히 감시해 마치 적대계급(출신성분이 좋지 않은 주민) 취급을 당한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근로자의 반응과 관련 소식통은 “간부들은 ‘남조선 당국이 개성공단을 폐쇄 위기로 몰아갔다’며 남측에 책임을 전가하지만 주민들은 우리(북한)가 먼저 노동자들을 철수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수십만 명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에 대해 소식통은 “가족들을 빼고 근로자들은 현재 각지 공장, 농장들에 완전히 적(籍)을 옮긴 상태”라며 “재가동과 복귀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대다수 노동자들은 지금이라도 괜찮은 직업을 택하려고 고심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