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 ‘단체성명’ 공단 정상화 득될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30일 성명을 통해 남북의 결단을 촉구한 배경에는 기업이 다 죽고 나서 합의하면 뭐하겠냐는 절박감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입주 기업들이 설비 철수를 경고해 북한의 협상재개를 촉발했지만, 이번처럼 우리 정부의 양보까지 요구할 경우 정부의 협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이날 데일리NK에 “개성공단의 재발방지도 중요하지만 조금 미흡하더라도 조금씩 양보해서 조속히 공장을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까지 남북은 여섯 차례의 실무회담을 진행했지만 책임 소재와 재발 방지책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우리 정부는 29일 최후통첩 형식의 전통문을 전달하자 기업주들은 남북이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 기업들의 확고부동한 요구는 개성공단의 조기 정상화”라면서 남과 북에 “지금이라도 실무회담을 재개해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옥 부회장은 “북한은 잘 변하지 않고 뭘 하나 바꾸려면 힘든 곳”이라면서”‘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식으로 논쟁하다가는 기업이 망해버린다. 재발방지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일단 정상화를 하고 그런 부분을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주장은 정부의 협상 재개 요구는 지지하지만, 재발방지 합의문에 대해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려있다. 재발방지 합의문 마련도 중요하지만 조속한 정상화도 필요한 만큼 정상화를 위한 실무적 추진도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입주기업이 평가하는) 북한이 전향적이었다는 데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하는 행위 자체에 대해 정부의 판단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입주기업들의 집단 행동이 남남(南南)갈등으로 비춰지고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이 당국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3, 4월에 있었던 일방적 가동중단 조치가 있어선 안 되고 그에 대한 북측의 분명한 답이 있어야만 개성공단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은 상태의 조기 정상화 조치는 재발방지에 대한 명확한 북측의 입장을 끌어내지 못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발전적 정상화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일방적 조치가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정부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이게 해결돼야 개성공단이 정말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제적 한계에 도달한 기업인들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면서도 “재발방지에 대한 북한의 명확한 입장 없이는 공단 정상화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기업들의 투자와 매출에 대한 손실 등을 고려해서 최소한 기업이 도산하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30일 현재까지 통일부 장관 명의의 성명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7차 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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