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인들 “생사문제” 대책 호소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 방안을 찾기 위해 27일 열린 토론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은 북한의 최근 조치와 관련, 답답함과 불안감을 토로하며 정부와 정치권의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국회 이미경 의원실과 진영 의원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유창근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부회장(에스제이테크 대표)는 “오늘 주제는 위기와 해법, 두 가지인데 저는 위기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특히 현대아산 실무자가 자신의 위기감과 동떨어진 ’개성공업지구 2단계 개발특성 및 안정적 발전 방안’을 발표한 데 대해 “아프면 아프다고 왜 말 못하나”라고 목청을 높이며 “살고 죽는 문제를 얘기하는 입장”에서의 절박감을 하소연했다.

유 부회장은 “정부에서 법률적 제도와 장치를 갖고 개성공단에 들어가라고 해서 믿고 들어갔고, 힘들지만 몇년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그 결과 정치적 이슈에 휘말려 버렸다”며 “도대체 우리가 기업인인지, 정치인인지 헷갈린다”고 토로했다.

그는 “북측은 지난번 발표에서도 기업인들의 활동은 보장하겠다고 했고, 개성공업지구법이나 남북관계발전기본법에서도 모두 기업 활동을 보장한다”고 상기시키고 “남한이나 북한이나 모두 법으로 보장했는데도 그걸 지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남북 양측에 “정경분리 원칙”을 주문했다.

의류제조업체 S사의 정모 사장은 “우량한 기업들이 상당한 경쟁을 뚫고 들어갔고, 개성공단은 한계에 처한 중소기업 다수에 대단한 가능성을 줬으며 지금은 그 가능성이 현실화됐다”고 개성공단의 이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도 개성공단은 사업성이 없고 골치아픈 부분이라는 식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오해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해, 개성공단의 효용성에 대한 인식부족이 이번 사태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그는 이에 따라 개성공단 사업의 주관기관을 통일부가 아니라 지식경제부 등으로 바꾸거나 개성공단기업협의회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섬유업체 N사의 박모 사장은 “기업인들은 정치나 이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지 않다”고 전제하고 “그런데 최근 여권에서 ’개성공단 같은 공단은 남한에 수백개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 보고 무슨 시나리오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했다”며 “경직된 생각을 바로잡아주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식품업체 H사의 김모 대표는 “개성공단 관련법에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민족 내부거래로 규정돼 통관이나 검사 등이 간소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세세한 법령이나 제도도 마련이 안 돼 있고 불편한 점이 많다”며 “법을 손질하고 공무원을 교육해 여러 절차를 간소화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사회자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마무리 발언에서 “법률 분야에 ’상위법 우선의 원칙’과 ’신법 우선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면서 “이걸 원용하면, 남북간에도 상위의 합의가 우선 존중돼야 하고, 옛날 합의보다는 최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정부가 남북 정상 사이에 이뤄진 6.15 및 10.4선언에 대해 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최근 국제정세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북한에 대해 계속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남북관계를 갑을관계가 아니라 여야관계로 보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이 수정되고 정치권에서도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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