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들, 대정부 건의 움직임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한 대남 압박을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숨죽이고 있던 입주기업들이 목소리를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김영철 중장 등 북한 군부 관계자들이 지난 6일 현지조사를 명목으로 개성공단을 방문, 공장 철수 등을 언급함에 따라 30여개 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입주기업협의회 관계자는 11일 “당시 회의에서 기업들은 민간단체의 삐라 살포를 중단시켜줄 것과 근로자 수급 문제를 해결해 줄 것, 유사시 기업들의 피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면서 “13일 김하중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이런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일단 개성공단을 통한 북한의 대남압박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하는 측면이 있다. 80여개 입주기업들의 ‘아우성’이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게 북측의 의중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도를 모르지 않음에도 입주 기업들의 입장은 실제로 절박하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 일부 기존 입주업체들은 주문 취소 등 피해를 보고 있고, 공장을 짓고 있는 입주 예정기업들은 ‘진퇴양난’의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만약 남북간의 기류가 더 험악해져 북한이 공단 폐쇄 등의 극단적 조치를 취할 경우 보험 약정에 따라 설비투자의 일부를 보전받더라도 도산을 피할 수 없기에 최근 상황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형편이라고 업체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과 연계해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대북 삐라 살포 건과 관련, 민간단체에 유감을 표명하는 등 법적으로 가능한 조치는 취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우려를 씻어줄 방법은 마땅치 않아 고심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북한이 남북 당국간 대화 자체를 단절하고 있는 데다 개성공단 관련 현안이 아니라 공단과 무관한 삐라 살포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통에 마땅한 대책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삐라 살포가 중단되더라도 북한이 향후 다른 대남 요구사항이 있을 경우 수시로 개성공단을 통해 압박을 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개성공단은 반드시 활성화시켜 나가고 잘 해나갈 것”이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절대 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기업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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