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계·전자 기업 “설비 국내외 이전 추진”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계·전자부품소재 업체들은 3일 정부에 “폐쇄 및 가동 여부를 결정해 달라”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시 공단에 남아있는 설비를 국내외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사태는 이날로 석 달째를 맞았다. 


기계전자부품 기업 등으로 구성된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개성공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어 “빈사상태에 놓인 기업의 회생과 바이어 이탈 방지를 위해 이른 시일 안에 공단의 폐쇄 여부를 결정해 달라”면서 “정부는 설비의 국내외 이전에 필요한 조치와 지원책을 강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북한에도 “즉시 군 통신 연결과 설비 이전에 필요한 제반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결정을 안 할 경우 우리는 개성공단 설비를 국내외 지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최후를 맞는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기업 가운데 기계·전자부품 업체는 46곳으로 이들 업체의 고가 기계 장비는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한 이래로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아 고장과 파손이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한 지 석 달이 넘어섰기 때문에 이미 기계가 무용지물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들은 앞서 지난달 20일 “양측 정부가 7월 3일까지 기계설비 점검인력의 방북과 공단 정상화 실무회담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