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북한이 남북관계 전면 차단을 포함한 중대 결단을 내리겠다고 경고함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불안에 가득차 있다고 한다.
지난 날 ‘남북경제협력’이라는 ‘햇볕정치가’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큰 희망을 안고 입주했던 기업들은 지금까지 단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이 답답하고도 안타까운 날들을 보내왔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하며 하루하루 버텨오던 것이 이제는 더는 물러 설 곳도 없는 지경에까지 온 듯하다.
나는 북한의 많은 노동자들을 책임지고 해외에 나가서 주재국 자본가들을 대상으로 합영 합작과 북한의 노동력 장사를 해 보았기에 경험삼아 감히 남북경협을 논해 보는 바이다.
개성공단을 처음 시작할 때 우리 탈북자들은 심중하게 경종을 울렸다. 북한은 모든 것을 저들의 정치적 이익에 맞춰 결정하기 때문에 개성공단이 앞으로 꼭 정쟁(政爭)에 휘말려 그 희생물이 될 것이라고.
개성이라는 무인도와 같은 현지에서는 생산 원자재와 동력자원도 구입할 수도 없고, 생산품도 현지에서 처리할 수 없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오직 정부가 도와준다는 말만 믿고 값싼 노동력이 기다린다는 유혹에 이끌려 정확한 현지 파악도 없이, 미래도 담보 할 수 없는 미지의 땅으로 겁도 없이 끌려 들어갔다.
그 정부가 영원할 정부도 아니었고, 그 값싼 노동력에 어떤 독약이 들어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렇게들 빨려 들어갔다. 그 독을 마시고 더러는 죽고 병신이 되었고, 남은 기업들은 그 지뢰밭 같은 곳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들 하는데도 지금도 들어가려는 기업들이 있다.
이제 들어가는 기업들은 북한 노동자들에게 위생학적 조건과 규정에 맞는 숙소와 생활편의 시설들을 보장해 주어야 하며, 식품 영양학적 규정에 따르는 식사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된다면 싼 노동력 하나만 보고 닥쳐올 모든 문제들을 감수하며 들어간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어떻게 이윤을 낼 수 있겠는가?
먼저 들어간 기업들이 경험 했듯이 개성공단 안에서 남측 사람들은 기업의 주인이고 사장이기 전에 철천지 원수 ‘남조선 괴뢰’이며, 노동자들의 피를 빨아 배를 채우는 ‘자본가’이자 아무런 권한도 없는 ‘심부름꾼’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정쟁에 휘말려 언제 쫓겨날지 몰라 항상 마음 졸이며, 자기 공장 북한 노동자들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하는 신세일 따름이다. 뿐만 아니라 언제 또 예견치도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인지, 언제 또 노임을 인상하라는 불같은 요구가 떨어질지 몰라 항상 불안 속에 산다.
지난 정부가 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을 재정적으로, 즉 국민의 혈세로 뒷받침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아마 살아남은 기업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개성공단 사업의 중간평가를 진행하고 경제적 실리와 정치적 의의를 정확히 따져 바로잡을 것은 바로 잡아야 하리라고 본다. 경제적 이득도 못 보면서 계속 북한에 코를 꿰여 따라 다닐수야 없지 않은가?
솔직히 남북경협의 이름 밑에 개성공단사업을 벌였지만 북한의 경제나 북한 인민들의 생활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세계 여론 앞에서 남측 정부의 생색내기일 뿐이었고, 독재자 김정일의 비자금 축적과 군사력 강화를 도와준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면서도 지금 칼자루는 북측이 쥐고 있고, 남측은 항상 칼날을 잡은 위험한 자세에 놓여 있다. 왜 남한의 정부는 대북외교에서 항상 손해를 보고, 망신당하고, 위협까지 당하는 자세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실리 타산에 도가 튼 실업가들일텐데 개성공단으로 휘말려드는 중소기업 사장들도 이해가 안 간다.
남한의 기업들은 지금 세계적인 경제 파동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경제적 파동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북한의 정치·군사적 압박과 위협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 탈북자들은 개성공단 시작 초기에 신문과 인터뷰, 강연을 통하여 충분히 개성공단 사업의 위험성을 알렸다. 개성 공단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다. 오직 김정일 정권이 무너져야 그 위험은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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