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美책임론’ 편 북한, 출구전략 모색하나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에 미국을 끌어들이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오는 7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문제가 주요 의제로 선정된 가운데, 개성공단 문제를 비롯한 현 한반도 긴장국면 타개를 위해서는 미·북 대화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2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미국이 “개성공업지구 사업을 파국에로 몰아넣은 실질적인 장본인, 진범인”이라며 개성공단 사태의 ‘미국 책임론’을 폈다. 


북한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된 지난 3월 초부터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하고, 핵 타격 등 대남·대미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달 초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을 동해에 배치, 한반도 긴장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괌을 겨냥한 미사일을 전진 배치해 위협수위를 높여 대남·대미 대화에서 유리한 국면을 선점하려 했지만, 미사일 발사 준비에 대한 한미 등 국제사회의 강경 대응방침과 중국의 반발로 지금까지 발사를 유보(?)하고 있다.


북한은 ‘핵보유국 대 핵보유국’이라는 동등한 지위에서 협상에 돌입하길 원한다. 표면적으로 한미합동훈련에 반발해 긴장수위를 높여왔지만, 결국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의 제재 등을 해결하고 대규모 지원, 체제보존 약속을 미국과의 단판협상으로 받아내기 위해서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의도한 대로 상황이 전개되지 않자, 결국 북한은 판세를 다시 한 번 흔들기 위해 개성공단 통행제한→근로자 철수로 한국 정부를 압박했지만, 오히려 우리 정부가 근로자 전원 귀환이라는 ‘강수’로 맞서면서 의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 북한이 ‘미국 책임론’을 꺼내든 것은 어떤 식으로든 미국을 협상의 장에 나오도록 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보인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계 미국인 배준호 씨에 적대범죄행위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하며 ‘인질’ 카드를 꺼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질’ 카드를 활용해 미국을 협상의 장으로 나오게 함과 동시에 개성공단 문제에 미국을 끌어들여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대화하면 한국 정부를 움직일 수 있다는 전형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로도 읽혀진다. 미국과의 ‘일대 일’ 협상에서 현재 조성된 한반도 긴장상황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논의하면서 ‘평화협정’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은 데일리NK에 “(우리 정부가) 절대 중단하지 못하고 매달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미국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개성공단 문제에 미국 책임론을 펴는 것은 결국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대화에 나오도록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에 책임을 돌리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으로 연결시키려는 것”이라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평화협정 협상을 받아달라는 것으로 미·북 대화로 모든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부 지도력에 대한 비판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선동으로도 해석된다. 신 실장은 “개성공단 중단을 외부요인으로 돌리지 않으면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된다”면서 “중단되면 외화가 줄고 책임소재 문제가 발생하게 되니 한국과 미국의 문제로 규정을 해야 자신들의 책임이 줄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의 의도대로 미국이 당장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고, 배 씨 문제와 관련해서도 특사파견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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