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北근로자들 ‘이것’ 걸고 내기경기 한다는데…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에게 남한 기업이 간식으로 제공하는 최고 인기 상품은 ‘초코파이’와 ‘라면’이다. 인기 상품임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개성공단 내 북측 근로자들이 남녀 할 것 없이 ‘라면’과 ‘초코파이’를 걸고 내기 경기를 하는 색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기 경기를 넘어 한 번에 다량의 라면과 초코파이를 확보하기 위해 ‘계(契)모임’까지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공단에서는 남한 기업들에서 내주는 라면과 초코파이가 배구경기 등의 결승 상품으로 걸리고 있다”면서 “경기에서 이긴 조는 좋아하지만 진 사람들은 ‘다음엔 꼭 이겨서 되찾자’며 다음 경기에서 ‘복수 아닌 복수’를 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은 그동안 점심시간을 이용해 작업반별로 내기 없이 탁구, 배구 등 운동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작은 경기에도 내기를 걸고 하려는 것을 흔히 볼 수 있고, 실제로 대부분의 경기가 라면과 초코파이 같은 것을 걸고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춘궁기(봄날)에 접어들면서 식량이 부족한 집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매일 노동자들에게 차려지는 라면과 초코파이를 그대로 집에 가져가는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춘궁기가 시작되고 라면과 초코파이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일부 관리를 책임진 간부들이 두 상품을 빼돌리는 비리도 발생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들은(간부들) 우리(노동자들)에게서 결함(잘못)을 찾아내고 처벌로 간식을 주지 않아 뒷소리를 듣기도 한다”고 전했다.

북측 근로자들은 남한 기업으로부터 보통 1일 라면 1개와 초코파이 3, 4개 정도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치를 가져가면 양이 많지 않아 다 먹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5~7명 정도씩 ‘계모임’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본인 순번이 되면 한 번에 라면 5~7개 정도와 초코파이 15~20개 정도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근로자가 ‘계모임’을 선호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라면과 초코파이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생활을 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시장에 내다 팔아 쌀과 부식물로 생계에 보탬을 주고 있다.

현재 개성을 비롯한 황해남도 지역 시장에서 ‘쇠고기라면’과 ‘김치라면’은 개당 3500원,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현재 쌀 1kg에 4100원 정도여서 라면을 팔아 쌀을 사 먹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

개성공단에서 하루에 4만~5만 개씩 지급되는 초코파이는 북한 전역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심지어 이를 수거해 되파는 업자까지 등장했다. 소식통은 “개성공단 라면과 초코파이를 도매해가는 상인들도 많아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면서 “개성지역에서도 손님이 올 때와 명절 등 특식으로 먹을 정도이며 주 소비층들은 간부나 돈주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개성공단 남측 기업들은 북측 근로자들에게 간식과 야식으로 여러 종류의 라면, 초코파이를 공급하고 있으며 커피믹스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