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北개방-체제지원 양날의 칼

▲2007년 2월 현재 개성공단 전경. 공단 부대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데일리NK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의 추가 분양 입주자를 모집한 결과 대체로 3대1의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전망했다.

정부는 분양시기를 4월로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 북측과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핵실험 이후 위기를 맞았던 개성공단 사업이 미북간 해빙무드라는 새로운 환경에 접어들면서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우호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개혁개방 기여 여부, 공단 노동자 인권, 공단 수익금 대량살상무기 전용 의혹 등으로 여전히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이 최근 발표한 연구자료를 통해 “남북경협 가운데 상당수가 민경련, 민화협 등 북한의 대남 전담조직으로 창구가 일원화돼 있다”며 “실질적으로는 북한 당국의 시장경제 확산 제어수단으로 활용되는 면이 강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의 정치적 환경을 뛰어넘어 장기적으로 북한 내부에 시장경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남북경협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것만은 사실이다.

금강산 관광은 북한 주민의 외부인 접촉기회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남북간 상호적 측면이 적어 북한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다주는 데 한계가 있다. 이와 달리 개성공단 사업은 실질적인 협력모델이 나오고 인적접촉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공단 노동자들에게 남측의 경제발전 수준과 기업문화에 대해 체험을 통해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개성공단 사업이 이러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성공한 남북경협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여러 문제점을 고쳐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데일리NK는 지난 2004년 6월 시범단지 입주를 시작으로 계속되는 개성공단 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지적하고, 바람직한 개성공단 사업의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3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개성공단 1단계 사업 조감도 <자료: 한국토지공사>

◆개성공단 과거와 현재 =개성공단은 2000년 8월 남측 현대와 북측 아시아 태평양평화위원회가 개발과 관련된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2년뒤 남북은 개성공업지구법을 발표하고 본격적 개발사업을 착수, 2004년에는 2만 8천평의 시범단지가 조성돼 남한 기업의 입주가 시작됐다.

올해 상반기 중 개성공단 개발계획 1단계 100만평 사업이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 입주할 공장은 2005년부터 1차 분양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해로 예정됐던 2차 분양은 북한 핵실험으로 연기, 다음달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1차 분양된 5만평 본단지에는 24개 업체와 기관이 입주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중 코튼클럽, 한국마이크로필터 등 공장이 가동 중이고, 4개 업체는 공장 신축 중이다.

여기에 시범단지에 입주한 로만손, 신원 등을 비롯해 완전 가동중인 15개 기업을 포함하면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기업은 39개이다. 내달 20일쯤부터 실시할 예정인 53만평 규모의 개성공단 2차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최대 150여개 중소기업이 개성공단에 새로 둥지를 틀 것으로 보인다.

2007년 2월 현재 북측 개성공단 종사자수는 1만 1803명, 누적생산액은 1월 말 기준 1억 60만 5천 달러에 이른다. 또한 수출실적은 지난 연말까지 2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에는 개성공단이 서울에서 60km, 인천에서 50km 거리에 있어 서울의 금융 및 서비스, 인천국제공항 등 물류기지와 연계 발전할 수 있다는 지정학적 위치가 크게 작용했다.

대규모 물자와 인원 수송이 유용한데다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어 남한 중소기업을 유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논란의 여지를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정부가 입주기업에 보조금 지급과 대출을 알선해 주는 유인책이 공단 입주를 촉진시킨 측면도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액의 90%를 보존해주는 조치는 정부가 사실상 남북 분단 리스크를 전적으로 떠맡고 있는 셈이다. 만약 남북관계 경색이나 충돌로 공단 운영이 어렵게 되면 그 피해액은 모두 국민 몫이 된다.

개성공단 사업은 1단계 개발계획에 따라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 분야의 공단이 완료되면, 250만평 규모(입주기업 700개)의 2단계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3단계는 550만평 규모(입주기업 1000개)로 각각 개발할 예정이다.

정부는 계획대로만 추진된다면 2012년이면 중화학공업 및 첨단산업 설비 분야의 복합공업단지로 조성돼 동북아 경제거점으로 육성된다는 목표다. 또한 배후도시에는 물류단지, 호텔, 비즈니스 센터, 학교, 병원, 주거단지 등이 조성된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계획과 달리 첨단설비 관련 시설과 대기업의 투자는 전무한 상태여서 동북아 경제거점이라는 거창한 계획은 단기간에는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전망된다.

◆北 개혁·개방 유도 실효성 = 이같은 장기적 계획과 목표 하에 추진되는 개성공단 사업은 이미 시작된 이상 중단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이미 다수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투자 한데다가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정부 논리보다는 기업논리가 공단 운영을 지속시키는 측면이 커졌다.

정부는 1단계 공단 조성사업에만도 약 3500억원(2006년 12월까지 정부 및 민간 총 투자액)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한 상태다. 만약 어떤 이유로든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면, 국가와 기업은 막대한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3년 이상 계속돼온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핵개발 유용 가능성과 관련해 사업 중단요구도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개성공단 사업이 북한 개혁개방을 이끌어내고 외부정보 유입으로 북한 주민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등 근본적 목표를 이뤄내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동 팀장은 “실질적으로 북한 공장 및 기업소들이 외부세계와 협력을 원하는 분야가 원활하게 경제협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는 상호체제가 기본적으로 시장원리에 입각한 교류가 일어나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의 이영훈 동북아경제연구실 과장 역시 지난해 말 발표한 ‘남북경협의 현황 및 평가’ 제하의 논문에서 “남북경협은 북한경제 회복에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 등에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석과 동시에 개성공단이 갖게 될 파급력에 대해서도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이 제대로만 된다면 북한의 실질적 개혁개방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이 과장은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성공단 내 북한 주민들은 남한소식이나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며 “이는 생각보다 빨리 퍼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아직 개성공단 내에서만 한정돼 있긴 하지만 사업의 진척이나 외부환경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크다”며 “물론 북한 정부에 핵개발 자금이 들어갈 수는 있지만, 개성은 북한을 개혁·개방시킬 수 있는 전초기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동 팀장도 논문에서 “개성공단은 이미 북한 인력을 1만명 이상 고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공단 확대에 따라 10여만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남북간 접촉면 확대를 통해 북한이 변화를 택할 수 있는 사고의 전환을 이끌어내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남북교류협력의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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