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계좌 논란’ 증폭

개성공단 내 우리은행 계좌 개설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은 개성공단사업을 담당하는 북측 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우리은행 개성지점 계좌 개설을 추진한 것이 공개되면서 불거진 데 이어 공단 관리주체인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이미 계좌를 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폭되는 양상이다.

법적으로 지도총국과 관리위가 북측 기관이기 때문에 생긴 논란이지만 실제 관리위는 우리측 기관장과 인원이 운영하는 만큼 지도총국 문제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무산된 지도총국 계좌 개설 =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작년 9월14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를 통해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에 계좌를 개설해 달라고 구두 요청한데 이어 12월에는 공문을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북한이 제시한 개설 목적은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들에게서 소득세를 징수하고 공단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 수금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은행측은 승인 업무 범위가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남측 종업원’으로만 한정돼 있어 현재로선 북측의 계좌 개설이 불가능하며 우리은행도 이 점을 들어 북측에 계좌 개설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북측은 이에 관리위원회에 은행지점을 폐쇄하겠다며 압박하기도 했지만 지난 3월 계좌개설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전해오면서 일단락됐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그러나 계좌개설 문제가 검토되던 가운데 3월 7일 열린 정부 관계부처 회의에서 지도총국의 계좌 개설 대신 입주기업들이 총국에 임금이나 세금을 편하게 지급할 수 있도록 보관용금고를 대여하자는 의견이 통일부 쪽에서 나왔지만 반론이 많아 대여금고 개설안 역시 폐기됐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오히려 통일부가 개성공단 관련 업무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우리은행에 지도총국과의 거래를 당부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도총국의 계좌 개설을 반대한 것은 방코델아아시아(BDA)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대북 금융거래를 틀 경우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데다 계좌가 개성공단 업무 이외의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 아리송한 개성공단관리위 계좌 = 관리위의 경우 순수한 북한 당국에 해당하는 지도총국과는 달리 우리측 인원이 다수를 이루는 기관이라는 측면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우리은행이 관리위원회 계좌 4개를 열어준 뒤 뒤늦게 관리위 계좌 개설행위가 타당한 것인지를 통일부에 질의하면서부터다.

이런 질의는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에 허용된 협력사업 범위에 관리위원회까지 포함되는지 애매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좁게 해석하면 관리위를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남측 종업원’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3월 28일 회신에서 관리위는 우리측 인원으로 구성된 기관인 만큼 계좌 개설은 협력사업 승인범위 내의 행위라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계좌가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실제 관리위원회에 상주하는 우리측 인원은 김동근 이사장을 포함해 30여명에 이른다.

관리위 협력부에 북측 인원 5명이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남북 합동근무가 이뤄진 때도 작년 11월부터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측 개성공업지구법에 따라 설립되긴 했지만 사실상 우리가 운영하는 기관인 만큼 계좌 개설에 문제가 없다”며 “따지고 들면 입주기업도 북측 법에 따라 설립된 북측 법인”이라고 말했다.

◇ 개성공단 금융거래엔 문제 없나 = 개성공단에서 이뤄지는 돈 거래중 현재까지 가장 덩치가 큰 것이 입주기업들이 북측 근로자에게 주는 임금이다.

원래 임금은 근로자에게 직접 줘야 하지만 현지에 북한 은행이 없고 근로자가 임금을 달러로 받더라도 다시 북한 돈으로 환전해야 하는 점 등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직불제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임금을 지도총국에 직접 전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통일부측은 설명했다.

정부는 이 때문에 직불제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북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까지 임금으로 지급된 금액은 600만달러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남측 상주인원이 북측에 내는 소득세가 현재 분기당 5만달러 안팎이다.

달러로 거래를 하다 보니 한동안 외환거래상의 문제점도 있었지만 해결된 상황이다.

재경부에 따르면 우리은행 영업부 계좌를 통해 2005년부터 올 3월까지 송금된 금액은 230만달러가 넘지만 자금송금은 한은 총재에 대한 신고 없이 편법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6월 외국환관리지침에 특례규정을 넣어 이를 합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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