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내 범죄 北 재판권 행사 주장 배제못해’

북한땅인 개성공단에서 남한 주민이 중대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도 처벌과정에서 온전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대접받을 수 있을까?

개성공단의 규모가 커지면서 남북 근로자 등 체류 주민 간 형사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점 높아가는 가운데 이런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은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는 실정이다.

김영식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사는 26일 서울 정동 ‘세실’에서 열린 북한법연구회의 월례 연구발표회를 통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의 출입.체류에 관한 합의서'(이하 출입체류합의서)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개성공단 내 남한 주민에 대한 법제도적 안전장치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출입체류합의서는 개성공단에서 형사사건이 발생하더라도 북측이 조사권만 갖고 법위반자에 대하여 추방 등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으나 조사과정에서 강제수사 등과 관련해 북한 형사소송법이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의서가 재판권의 행사 등에 관하여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엄중한 위반행위나 북한의 안전에 관한 범죄(북한 형법 제 63조 간첩죄 등)에 관해서는 북한이 재판권 행사를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개성공단에서 남한 주민이 중대한 형사사건을 야기했을 경우 북한측이 강제수사를 하거나 재판을 하겠다며 일방적인 조치에 나설 경우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는 “북측은 위반내용이 경미한 경우에 대해서는 경고, 범칙금 부과, 추방 등 재판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치를 취하겠지만 엄중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최악의 경우 남측 주민이 북측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개성시법원에 기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합의서는 북측이 피조사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며 “강제조사의 경우는 언제든지 남측 대표가 조사과정에 참여하는 등 피조사자의 권리를 강화해 모든 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아울러 “개성공단관련 남한 주민의 권리 보장을 위해 후속 합의나 형사사법 공조를 위한 남북 공동위원회의에서 협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북측의 안전에 관한 범죄를 제외하고는 남측 주민에 대한 형사재판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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