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죽도 부족해 버섯, 산열매 채취까지 주민 총동원

평안북도 산간지역인 창성군의 특산품 도토리 단묵. 시장에서 인기가 있다고 한다.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제공

북한 산간 지방을 중심으로 임산물 채취 총동원령이 하달돼 주민들이 가을열매와 버섯을 따기 위해 산속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이번 주민 총동원은 10월 초에 하달돼 당적 과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야산이 있는 전국의 농촌과 산간 지방에서 일제히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은 산에서 자란 산과일과 도토리, 다래와 머루와 같은 열매를 개인당 10kg씩 채취해 해당 당조직에 바쳐야 한다. 십대 학생들은 5kg 채취 과제가 주어졌다. 버섯과 약초를 말린 것은 열매의 절반만큼 과제량이 주어진다.

산악지대 군에 있는 대다수 기관과 기업소, 동사무소 간부들은 이번 지시가 당적 과업이라며 해당 작업단위 과업보다 우선해서 달성하라며 주민들을 독촉하고 있다.

실제 북한의 대외 홍보용 잡지인 ‘조선의 오늘’은 이달 8일 평안북도 창성군 당위원회가 전체 군민을 총동원해  수백 톤의 산열매를 채취했다고 전했다.

평북도 창성군은 산지가 95%를 차지하고 있지만, 김일성이 생전에 지방 공업 발전의 본보기로 삼겠다며 농기계 및 농기구를 생산하는 공장과 작업소를 세운 곳이다. 최근에는 이 공장들까지 임산물 채취에 매진해 매일 수십 톤의 산열매를 따고 있다는 것.

평안북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교육 조건 보장 사업을 우선해야 하는 교육도서 및 기자재 공급소, 피복공장, 가구공장 등에서도 ‘시기를 놓치지 말아한다’며 총동원령을 내려 산열매를 채취하도록 했다”면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 협동농장에서 까지 농민들을 데리고 산으로 갔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추수를 앞둔 현실에도 불구하고 농장원들을 개암버섯, 송이버섯을 비롯한 버섯따기에 동원시키기고 있다”면서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버섯을 말려서 세대당 5kg씩 내도록 했다”고 말했다. 개암버섯은 중국 무역업자들이 선호하는 품목으로 1kg에 중국돈 30위안이다.

소식통은 “개암버섯을 따서 말린 상태로 5kg을  만드는 것이 정말 헐한(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개인 농사도 해야 하는 시기에 주민들을 산 속으로 내몰면 도대체 추수는 언제 하느냐는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이번 임산물 채취 총동원 지시는 올해 옥수수 농사가 흉년이 들어 수확량이 계획에 미치지 못할 것을 우려한 당국의 궁여지책으로 주민들은 보고 있다.

소식통은 “올해 농사가 예년만큼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 나오니까 식품으로 쓸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채취해서 대비를 하겠다는 의도”라면서 “대비는 좋지만 고생은 주민들이 하고 혜택은 보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의 산속에서 정말 어렵게 딴 산열매를 정부는 무보수로 수매를 해서 식료공장에 가져다 주고, 공장은 원료를 가공해 평양이나 군부대에 공급하고 남은 것은 시장에 팔아서 이득을 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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