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美’ 롬니, 대북정책 앞세워 ‘오바마 때리기’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롬니 후보는 30일 밤(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했다.


이로써 롬니 후보는 앞으로 약 2개월간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치열한 정책경쟁을 벌이게 된다. 특히 이 기간 롬니 후보와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성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롬니 후보는 외교정책에 관한 언급으로 “미국의 민주주의 이상을 존중할 것”이라면서 “이는 트루먼, 레이건 전 대통령의 초당적 외교정책 유산이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다시 한 번 이를 복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공화당은 29일 채택한 정강·정책에서 대외적으로 ‘미국 예외주의’를 선언했다. 이는 ‘강한 미국’의 다른 말이다. 세계를 이끌어가는 초강대국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냉전 시대 레이건 행정부가 고수했던 ‘힘을 통한 평화’ 정책의 계승이 공식화됐다. 롬니 후보가 과거 미국의 지도적 역할을 규정하면서 ‘소련의 팽창주의 저지’를 선언한 트루먼 행정부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초강경 노선을 밝히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와 거의 맥을 같이한다.


공화당은 정강·정책에서 “북한이나 이란 등의 위협에 대비해 미사일 방어(MD) 체제를 강화하고 재래식 전력 및 핵무기 감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CVID)’를 이루겠다”고 했다.


또 북한 주민이 인권을 회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보장받도록 한국 등 주변 국가와 공동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경영인(CEO) 출신 경제전문가로 외교안보 분야의 경험은 일천한 롬니 후보도 북한에 대해서 초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다. 롬니 후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외교정책 백서’에서 강한 압박과 고립전략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북정책의 제목도 ‘북한의 무장해제’일 정도다.


롬니 후보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거나 도발행동을 취할 경우 보상 대신에 응징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며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민간기업과 은행에 제재를 가함으로써 북핵을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했다.


또 “과거 미국 대북정책의 가장 큰 실수는 일련의 당근을 북한에 제공하면서 환상에 불과한 협력을 대가로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2·29합의를 통해 북한에 식량 제공을 약속하며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라는 약속을 이끌었지만, 결국 북한이 합의를 깨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롬니, 외교안보 자문단도 초강경 인사 포진


롬니 후보의 외교안보 자문역할을 하는 면면들도 초강경 인사다. 네오콘 부활론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정치전문 온라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롬니의 특별자문위원 명단에 오른 사람은 24명이다. 이중 조지 W 부시 정권에서의 외교안보 인사들이 많다.


우선 네오콘의 대표 딕 체니 부통령의 측근으로 이라크 침공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엘리오트 코헨 전 국무차관이 있다. 중앙정보국(CIA) 고위간부 출신인 코퍼 블랙 전 블랙워터 회장은 부시 정권 초반 대테러업무를 관장했다.


CIA 국장을 지낸 마이클 헤이든, 국방부 차관을 지낸 에릭 에델만, 이라크 주둔 연합군 대변인 출신인 댄 세너 등도 포함돼 있다. 특히 네오콘 인사 중에서도 초강경으로 손꼽혔던 존 볼튼 전 유엔대사는 일찌감치 롬니 진영에 합류했다. 이들은 이란이나 북한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에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롬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현 미국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우선 롬니 후보의 구상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의 암묵적 동의나 침묵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롬니 측의 대중국 강경정책으로 반발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흘간의 전당대회에서도 중국의 인권문제와 환율정책 등 ‘중국 때리기’가 지속됐다.


29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하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며 비난했다. 롬니 후보도 20일 “중국이 지역 헤게모니를 행사하려고 할 경우 엄청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 “미국이 중국 내 반체제 인사들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중국 지도자들은 더 기고만장해질 것”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여기에 미국 역대 행정부의 강온 대북정책에도 북한 정권의 핵 정책 등에 전환이 없었다는 점도 실제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강온 전략을 모두 해봤다”며 “선거 정국이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지만, (당선돼도) 큰 차별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먼저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현재 입장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대중-부시 시절과 같이 한미간 대북정책을 두고 불협화음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 교수는 “미국은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지 먼저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야(與野) 할 것 없이 대화를 모색하는 형국이기 때문에 한미간에 대북정책을 둘러싼 차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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