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칼바람 맞으며 두시간 덜덜 떤 북한 주민들

김정일 사망 3주기 중앙추모대회가 1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서 진행됐다. 1, 2주기 추모대회가 실내에서 열렸던 데 비해 이번에는 야외에서 추모대회가 열린 것이다. 김정은을 비롯해 고위간부들과 일반 군인, 주민 등 수만 명이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김정일 3주기 추모대회를 위해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 수만 명의 주민들이 모였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은 영하 6도, 체감온도는 하루 종일 영하 15도를 넘나들었다. 기상청이 추산한 이날 평양의 낮 기온은 영하 7도, 아마 체감온도는 하루 종일 영하 15도에서 20도를 왔다갔다 했을 것이다. 이 추운 날씨 속에 추모대회를 위해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은 얼마나 떨어야 했을까?


조선중앙TV가 녹화중계한 추모대회 시간은 1시간 정도였다. 중간중간 약간 편집된 부분이 보이기는 했으나 행사는 대체로 1시간 가량 진행됐던 것 같다. 김정은과 고위간부들이 입장하면서 행사가 시작됐고 행사가 끝나자마자 퇴장했을테니 김정은과 고위간부들도 1시간 가량은 강추위에 떨었을 것이다.


행사기간 내내 김정은 바로 옆에 자리잡은 86살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추운 모습이 역력했다. 김영남 뿐이랴. 85살의 김기남 노동당 비서, 84살의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 7, 80대의 고령간부들이 체감온도 영하 15도 이상의 날씨를 견디느라 고생했을 것이다. 적어도 화면으로 보기에는 김정은이 제일 추위에 떨지 않는 모습이었다.









▲추모대회에 참석해 있는 김영남의 얼굴에 추위에 떠는 모습이 역력하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7, 80대의 고령 간부들도 힘들었겠지만, 사실 광장에 도열해있던 수만 명의 북한 주민과 군인들은 이보다 훨씬 더 추위에 떨어야 했다. 광장에 도열한 사람들은 행사를 위해 사전에 줄을 맞춰 정열해있어야 했던 만큼, 훨씬 더 일찍 칼바람 부는 광장에 서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만 명이 조직별로 줄을 서려면 현장에 최소한 한 시간 전에는 도착했어야 될 텐데, 집에서 나온 시간부터 추산해보면 적어도 2~3시간 가량은 매서운 추위에 노출돼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조선중앙TV가 비춰준 화면을 보면, 추위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그대로 읽을 수 있었다.









▲추모대회 참석을 위해 몇 시간씩 광장에서 떨고 있는 북한 주민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야외 추모대회 강행한 이유는?


김정은은 왜 이런 강추위 속에서도 야외 추모대회를 강행했을까? 이날 조선중앙TV가 새벽부터 특별 추모방송을 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정오에 맞춰 전국적인 묵념 행사가 2년 만에 재등장한 것을 보면, 김정은은 이번 추모행사를 크게 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일각에서 제기하듯이 김정일 3주기를 계기로 ‘김정일 시대’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열겠다는 포석일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장성택 숙청 이후 확고해진 권력에 대한 자신감도 다소 무리한 추모행사를 밀어붙인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영하 몇 십도가 되든 말든 수만 명이 몇 시간씩 고생을 하든 말든, 자신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움직이는 절대권력을 과시하며 김정은이 이런 고생스런 추모대회를 지시한 것 같다는 얘기다. 전날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아마도 감기로 고생하고 있을 것 같은데, 지금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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