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이 다시 탈북하는 이유는?








▲’그래도 나는 탈북한다’에 증언자로 출연한 4인의 탈북자들(左)과 재연영상(右)./’그래도 나는 탈북한다’ 스틸 사진

중국내 탈북자들이 강제 북송되면 어떤 고초를 겪을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은 제2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에 출품된 다큐멘터리 ‘그래도 나는 탈북한다’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대북민간 라디오방송 ‘열린북한방송’이 제작한 이 다큐는 수차례 강제북송의 경험이 있는 탈북자 4인을 인터뷰하고 그들이 겪은 고문·인권유린을 그대로 재연했다. 강제북송 당한 탈북자들이 생생하게 증언하는 인권유린의 참상은 충격적이다.

“보위부원들은 사람들의 다리에 8mm 철근으로 만든 기다란 망을 다리 한쪽 발에 묶어놓는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수감자들의 건강 검사라고 하지만 하의를 벗기고 항문의 괄약근을 검사하기도 하는데 그 수치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김주성, 2008년 입국)


“창문이 뻥 뚫린 기다란 복도에 수십 명을 앉혀놓는다. 칼바람은 쉴 새 없이 불고 복도 바닥은 얼어붙어있다. 그 복도에서 ‘가부좌’하고 앉은 사람들은 뒤에 앉은 사람의 배와 다리를 베개 삼아 잠을 청한다. 어디선가 잡음이나 신음이 들리면 그 날 밤은 모두 앉은 채 잠을 자야한다”(이경화, 2006년 입국)


“‘허약'(영양실조)에 걸리면 수감자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 사람이 죽으면 허리를 ‘뚝’ 꺾어서 가마에 넣더라”(정인순, 2010년 입국)

이 같은 인권유린을 겪으면서도, 이들은 왜 또 다시 목숨을 걸고 탈북을 시도할까?


정 씨는 “북한에서 아무리 먹을 것을 잘 준다고 해도 ‘자유’를 경험해 본 우리를 다시 불러들일 수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에 있을 때는 이 자유가 이렇게 좋을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사람이 사람답게 못 사는 북한 체제에서 다시는 못 산다. 북한에 대한 ‘향수’ 때문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몰라도 실제로 가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다큐를 연출한 박선례 열린북한방송 영상팀장은 데일리NK에 “강제북송자들의 인권침해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보다 구체적으로 이들의 인권유린 사례를 알리고자 영상을 제작했다”며 “재연을 통해 강제북송자들이 겪는 고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강제북송자들이 극심한 인권유린에도 또 다시 탈북을 감행하는 이유가 이 다큐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박 팀장의 설명이다.


탈북자들은 탈북 이후 자유 세계를 만끽하게 되고, 이를 체험한 사람들은 북한체제에서 살아갈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특히 탈북 후, 강제북송으로 인해 북한 내부에서 받는 멸시와 차별, 비난 등이 또 다시 그들로 하여금 탈북을 유도하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2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에서는 ‘그래도 나는 탈북한다’ 이외에도 ‘혜원아! 규원아!’ ‘천국의 국경을 넘다2-밀항편/재회편’ ‘The People’s Crisis’ 등 탈북자·납북자·북한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무료 상영된다.


‘혜원아! 규원아!’는 오길남 박사 가족사를 영상에 담아 그들의 이별과 오 박사의 탈북 경위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으며 ‘천국의 국경을 넘다’는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기 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린 다큐멘터리다. ‘The People’s Crisis’는 탈북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내부의 문제점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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