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교수직 내놓고 개그맨 전업?

▲ 동국대에서 직위해제 당한 강교수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기독교방송(CBS)과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60년 동안 끊임없이 봉쇄와 억압, 압살하려고 한 미국의 정책에 기인한 바 크다”고 말했다.

강의 배정을 받지 못하고 직위해제 되더니 姜교수가 이제는 개그맨으로 전업하려나 보다. 개그(gag)의 사전적 의미인즉 ‘관객을 웃기기 위하여 하는 즉흥적인 대사나 우스갯짓’인 바, 명색이 교수라는 사람이 “북한 인권이 미국 탓”이라니, 이건 관객을 웃기려고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말이 아니고서야 할 수가 없는 ‘개그’의 진수를 보여주는 말이다.

반미주의자들의 기묘한 속성인즉 미국을 그렇게도 싫어하면서 기실 미국을 대단히 숭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미국의 음모에 의해 모든 사건이 발생한다는 ‘미국 만능론’에 사로잡혀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족속들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이들은 어제 밤에 눈이 내린 것도 지구 반대편에 미국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오늘 아침에 지하철이 30초 늦게 도착한 것에도 CIA의 가공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능 미숙과 피해 망상으로부터 오는 ‘질병’에 가까운 증상이다.

여하튼 “북한 인권이 미국 탓”이라는 개그를 한번 풀어헤쳐보자. 이런 류의 개그에 대해 여러 차례 글을 써왔기 때문에 이젠 좀 지겨운 느낌이 있지만 앞으론 이런 ‘철 지난’ 개그로 좌중을 썰렁하게 만들지 말라는 의미에서 딱 한번만 더 가르쳐 주겠다.

‘주체의 나라’ 북한을 깔보다니?

이들은 미국이 오랫동안 북한을 경제 봉쇄했고, 그것 때문에 북한이 발전을 이루지 못했고, 다시 그것 때문에 북한 정권이 ‘피치 못하게’ 인권을 제약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고 변호한다.

첫째, 미국이 북한을 봉쇄했나? 천만에! 북한은 스스로 봉쇄했지 누군가에게 봉쇄당한 것이 아니다. 미국이 북한을 봉쇄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주체의 나라’ 북한을 깔보는 사람들이다. 세상사를 자기 뜻대로 살아가겠다는 배짱 좋은 ‘강성대국(强盛大國)’이 어느 누가 봉쇄한다고 봉쇄당할 존재인가. ‘위대(胃大)한 장군님’께서 그런 말 들으면 기분 나빠 하시니 앞으로는 그런 말을 삼가기 바란다.

둘째, 미국이 북한을 “60년 동안 끊임없이 봉쇄와 억압, 압살하려고 했다”는 姜교수의 발언은 그야말로 개그다. 냉전 시기 미국은 소련을 상대로 경쟁했다. 동유럽의 막강한 사회주의 국가들도 많았다. 중국도 있었다. 미국이 동북아 한구석에 쳐 박혀 있는 조그만 사회주의 나라 하나를 잡아먹겠다고 ‘끊임없이’ 봉쇄하고 억압하고 압살하려 할 어떠한 이유도 없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만 쳐다보네’ 하는 심각한 공주병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그 두뇌구조가 궁금하다.

냉전 시기 미국을 위시한 자본주의권 국가들은 사회주의권 국가들을 봉쇄했다. 서로 똘똘 뭉쳐 자기들끼리만 놀고 사회주의권 국가들은 왕따 시켰다. 냉전 시기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권 국가들은 자본주의권 국가들을 봉쇄했다. 서로 똘똘 뭉쳐 자기들끼리만 놀고 자본주의권 국가들을 왕따 시켰다. 이것이 냉전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봉쇄하고 봉쇄당했다.

따라서 냉전 이후에도 미국이 북한에 대한 봉쇄를 풀지 않은 것을 문제 삼는다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냉전시기 전 세계가 취했던 서로간의 봉쇄를 잊은 채 ‘60년 동안’이라니,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개그다. 姜교수가 정말 사회학과 교수 맞는지 의심스럽다.

北 현실 알리는 책, 한 권만이라도 읽어보라

셋째, 냉전 이후에도 미국이 북한에 대한 봉쇄를 풀지 않는 것을 문제 삼는다고 하자. 그럼 북한은 외톨이인가? 북한은 사회주의권 연계 고리를 몽땅 잃어버렸는가? 천만에 말씀! 북한의 배후에는 13억 인구를 가진 엄청난 대국이자 사회주의 혈맹인 ‘중국’이 떡 자리잡고 있다. 세상 모든 나라와 관계를 끊고 오로지 중국만 상대하며 살아도 북한은 충분히 먹고 산다. 그런데, 그런데, 먹고 살 것이 없이 중국으로 잠시 건너갔던 사람들마저 ‘조국 배반자’ 라며 잡아 가두고 죽이고 있으니, 이것이야 말로 북한이 스스로 봉쇄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제야 김정일이 좀 정신차리고 중국을 기웃거리며 뭔가 좀 얻어먹어보려 하지만 때가 늦어도 한참 늦었다.

한편, 북한이 외톨이라고 해도 그렇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미국 바로 밑에서 수십 년간 그야말로 철저한 봉쇄를 당하고 있는 쿠바는 말라 죽어도 한참 전에 말라 죽어야 했다. 쿠바는 자기 살림살이를 미국 탓이라 하지 않는다. 미국으로 엄청나게 자국민이 도망을 가도 잡아 죽이지 않는다. 그런데 북한은 뭔가. 너무 비교되지 않나?

넷째, 경제가 피폐해지니 어쩔 수 없이 인권 탄압을 하게 된다는 논리는, 북한 경제가 한참 잘나가던 시기에도 정치범 수용소가 있고 공개총살이 있었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또한 그러한 논리대로라면 경제가 굉장히 어려웠던 시절에 인권 탄압을 했던 한국의 역대 정권에도 입을 다물어야 하리라. ‘그렇게 해서라도’ 오늘의 경제 발전을 이룬 정권에는 만세를 부르고, ‘그렇게까지 하면서도’ 인민들 식의주(食衣住) 문제 하나 해결 못한 정권에는 침을 뱉어야 정상 아닌가.

좀 더 그럴 듯하게 각종 통계와 수치 등을 제시하며 ‘북한 인권 미국 책임론’을 반박해주고 싶지만, 피곤한 개그에는 개그답게 응수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이쯤 해서 마무리하려 한다. 더 알고 싶은 개그맨들은 필자의 「한국 시민운동의 북한인권문제 무관심에 대한 고찰」(자유기업원)이나 <자유주의연대>에서 新북한바로알기 캠페인으로 발간한 「교과서가 가르쳐주지 않는 북한의 진실」(시대정신)을 읽어보기 바란다. 책 선전 하는 거 아니다. 다만, 좋은 책은 좀 읽어둬라. 마음에 양식이 된단다. 이상 교육 끝.

곽대중 기자 big@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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