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중재안 朴 ‘거부’ 李 ‘미흡’…세대결로 갈듯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논란이 된 당내 대선후보 경선 룰과 관련, 중재안을 발표했다.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반대를 고려한 듯, 강 대표는 “당 대표가 특정 편을 들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당과 국민을 위한 충정으로 봐 달라”며 그동안의 고뇌를 내비쳤다. 그러나 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와 상임정국위원회를 통해 다음주까지 안을 확정 지을 것”이라며 강하게 밀어 부쳤다.

이날 강 대표가 발표한 중재안은 ‘2007 국민승리위원회’에서 합의된 ‘8월-20만 명’에서 선거인단 규모를 전체 유권자의 0.5%인 23만 1천 652명으로 늘리고, 논란의 중심인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최저선을 보장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선거인단 수는 유권자 총수(2006년 지방선거 기준)의 0.5%인 18만 5천321명으로 하고 여기에 여론조사인원 20%를 더하면 총 23만 1천652명이 된다. 이 같은 안은 지난 3월 양 진영이 받아들였던 것인데 이후 경준위 논의과정에서 줄어든 것.

이에 대해 강 대표는 “분쟁의 빌미가 됐던 선거인단 수를 당초 합의대로인 유권자 총수의 0.5% 기준으로 바로 잡으면 논란은 종결된다”며 “다른 문제는 경준위 합의사항이 있으면 합의된대로, 논의되지 않은 사항은 당헌∙당규와 관행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대 난제인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경우 ‘당원 및 대의원, 국민참여선거인단의 유효투표수’의 20%를 반영하는 원칙은 유지하되 ‘민심’ 반영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여론조사 반영비율 산출시에는 국민투표율 3분의2(약 67%)를 최저선으로 보장키로 했다.

즉 일반국민선거인단 투표율이 67%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유효투표수 계산시 이를 약 67%까지는 보장해 준다는 것. 따라서 이를 밑도는 상황이 발생하면 여론조사 반영비율 산출시에 한해 실제 투표율 대신 3분의2를 대입한다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대의원, 당원 투표율보다 현저히 낮은 국민투표율에 대해 최저선인 67%를 보장한다는 것은 ‘비율 변경 불가’를 주장해 온 박 전 대표 측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중재안은 이와 함께 일반국민 투표율 제고를 위해 투표소를 시∙군∙구 단위로 확대하고, 하루에 동시투표를 진행해 국민참여율을 높이도록 했다. 부재자투표의 경우 대리투표 논란 등의 이유로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박 전 대표 측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반면, 이 전 시장 측은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며 장고에 들어갔다.

박 전 대표 측 한선교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강 대표의 중재안은 이미 합의됐던 경선 룰의 범위를 뛰어 넘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위배되고 있다”며 분명한 거부인사를 밝혔다.

한 대변인은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가중치 산정과 관련, “직접 투표를 한 대의원, 당원 등의 표는 한 표로 인정되고 전화로 여론조사를 한 사람의 표는 두 표, 세 표로 인정이 된다면 어찌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도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이러한 등가성의 원칙을 무시하고 가중치를 적용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묘 “가중치 등을 적용한다는 것은 명백히 당헌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이 중재안을 공식 거부함에 따라 당 내분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은 ‘유보’적 입장이다. 이 전 시장이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캠프관계자들은 ‘미흡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당심과 민심 반영비율 5대 5에 크게 못 미치는 안이라는 부정적 견해가 다수다”고 캠프 분위기를 설명했다. 주호영 비서실장은 “여론조사를 67%까지 보장한다는 것이 중재안의 핵심내용인데 만족스럽지 못하다”면서 “여론조사가 더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의원도 “여론조사 반영 방법을 유효 투표율에 연동시킨 것은 박 전 대표측의 주장을 수용한 것 아니냐”며 “우리가 문제제기를 했던 부분은 민심 50% 반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강 대표의 ‘중재안’이 미흡하다는 게 캠프의 다수 의견”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 측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고, 이 전 시장 측도 ‘미흡’하다는 의견인 가운데 강 대표가 중재안을 강하게 밀어 부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결국 ‘전국위원회’의 결정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격적인 ‘세 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또한 박 전 대표가 거부 방침을 시사하면서 경우에 따라선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재차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경우 지도부가 와해될 가능성도 있어 그 후속조치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또는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돼 다시 ‘중재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측간 충돌이 예상돼 극단적인 분열의 길을 갈 수 있어 경선 자체가 무의미 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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