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천내군 도로 공사 지연 알고보니 ‘불법 통행료’ 징수 때문

북한 도로 자전거
강원도 원산시 도로. 화물트럭이 왕복운행하는 사이로 자전거를 탄 주민들이 가로질러가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강원도 북부 지역인 천내군의 지방도로 보수 공사가 완공 시한을 넘겨 6개월 넘게 계속되자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인민무력성(군) 도로국 부대에 대한 실태조사가 진행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29일 전했다.  

강원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인민군 도로국이 맡은 강원도 천내군 도로 복구 공사가 올해 3월에 시작돼 6개월 가까이 지나도 마무리 되지 않고 있다”면서 “상급부대가 원인 파악을 위해 현지에서 실태조사를 벌여 법적 위반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무력성 도로국 지휘부는 이번 천내군 복구 공사가 4-5개월이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중대급 부대를 파견했다. 그러나 8월 중순이 지나도록 공사가 지연됐고, 며칠 후면 공사기간이 6개월을 초과하게 된다. 

급기야 상급부대에서 검열대를 파견해 원인 파악에 나선 결과 미완공 도로에 차량이 통행하면서 도로 파손이 반복된 사실이 발견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공사에 동원된 군인들이 야간 경비를 서면서 복구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도로에 돈을 받고 차량이 통행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공사가 시작되면서 도로국은 해당 도로의 통행을 완전히 차단하고, 공사를 단기간에 끝내도록 지시했다. 이 때문에 차량 운전수들은 해당 도로를 이용하면 20~30분 정도에 갈 수 있는 거리를 비포장 도로로 1시간 가까이 걸려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소식통은 “경비소대 군인들은 이 기회를 이용하여 밤이면 돈을 받고 몰래 길을 내주었다”면서 “이 때문에 밤 사이 도로 공사를 한 부분이 망가져 복구하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실태조사단은 공사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불법 행위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 경계병사와 이를 방조한 간부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경계 부대뿐만 아니라 공사를 책임진 도로국의 책임군관들도 비리 관련 여부를 조사 받고 있다”면서 “눈에 보이는 뻔한 일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에 동조 여부가 드러나면 무거운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