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강성대국 건설의 시범 도시로 지정돼 3년간 도시 개발 사업을 진행해온 함북 회령시가 최근 마무리 공사가 완료돼 도시 외관을 일신(一新)해 중국인 관광객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일 관광 형태로 회령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김정은 일가 항일 유적지를 돌아보고 인근 식당에서 북한 전통음식을 맛본 후에 돌아가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15일 알려왔다.
북한은 사망한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시를 ‘지상낙원의 근거지’로 건설한다며 평양 창광거리를 모방해 현대적 거리 조성 사업을 벌여왔다. 중국 산허(三合)와 회령시를 잇는 국경다리가 전면 보수됐고, 망양동에서 회령 시내에 이르는 도로도 정비됐다.
내부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회령시를 ‘강성대국건설의 시범단위’로 꾸릴 데 대한 김정일의 지시로 함경북도 건설돌격대와 군부대 건설 부대까지 동원해 3년간 공사를 진행해 최근 거리조성 공사를 완공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거리 조성 명목으로 세대당 12,000원의 거리 조성비용을 부담했다.
기존에는 시내 주요 청사 외에는 5층 이상의 건물이 드물었는데, 최근에는 4, 5층짜리 수십 동의 신규 아파트가 도심 주변에 들어섰다. 이 외에도 상업 봉사시설과 식당이 신규 또는 재건축 돼 깔끔한 외관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도시 건물 외벽에 소형 전구를 설치해 야간에 반짝거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시내 중심부에 있는 식당 ‘회령관’은 평양 ‘옥류관’을 모방한 형태다. 지붕은 빨강과 녹색으로 도색 된 컬러 지붕 자재를 사용했다. 밖에서 보면 꽃무늬 조화를 이룬 것처럼 보인다. 이 디자인은 김정일이 2010년 12월 공사 예정지를 찾아 직접 제안했다.
시내 도로 주변에는 음식거리가 형성돼 불고기식당, 오리고기 식당, 단고기(개)점과 중국요리를 하는 식당이 새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아직은 평일 영업은 하지 않고, 중국인 관광객이 단체 방문 예약이 있거나 주말에 문을 연다고 한다. 9월부터 관광객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북한 당국은 강성대국 시범도시 명목으로 도시를 꾸렸지만 사실상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외화벌이 목적이 강하다고 현지 주민들은 보고 있다.
소식통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오면 김정숙 동상과 옛 고향집을 참관시킨 후 바로 각종 음식점으로 안내한다”면서 “명승지 관광도 없이 술 먹고 놀고 가라는 식으로 외화벌이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음식 값은 보통 2만원을 넘는 수준이다. 냉면 한 그릇이 6000원이라 현지 주민들은 식당 이용이 쉽지 않다. 청진, 함흥을 비롯한 지방도시의 외화벌이 업자들이 회령세관에 가기 위해 음식점에 들르지만 한결같이 “여기가 뭐 중국 음식점인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고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