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대국 사기극’ 김정은에겐 독(毒)이다

북한이 김정일의 5월 방중(訪中)을 2012년 강성대국 건설과 관련한 업적으로 포장하는 프로파간다(propaganda. 宣傳)에 돌입했다. 


북한 매체는 이달 2일부터 김정일 중국 방문 성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7일에는 전국적으로 노동당 각급 회의를 조직해 ‘위대한 업적’ 찬양에 나섰다. 전날엔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개최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정령으로 황금평, 위화도를 경제지대(협력 특구)로 선포하고 대를 이은 조중친선을 결의했다.


북한 내부 주민들이 전해온 바에 따르면, 각급 당회의에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역사적인 중국방문을 높은 정치적 열의와 성과로 맞이하자’는 주제의 강연제강(문건)이 발표됐다. 당 간부들은 “(김정일의 방중은)강성대국 건설에 지름길을 만든 위대한 업적”이라며 선전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동원 가능한 모든 조직과 선전수단을 통해 방중성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기존 방중성과 홍보와는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교양 모임을 조직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번에는 대대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뭔가 절박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 배경을 먼저 살펴보자.     


김정일은 ‘2012년 강성대국 대문을 열겠다’고 공약했다. 그 때가 되면 지긋지긋한 배고픔도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면서 성난 민심을 달래왔다. 그러나 북한이 처한 현실은 암담할 뿐이다. 주민들은 여전히 굶주리고 공장은 80% 이상이 멈춰서 있다. 그나마 자연이 무상 제공해주는 1차산업 분야만 생산력이 그럭 저럭 유지되고 있다.     


몇 년만 참고 견디면 강성대국이 온다고 주민들을 속여왔던 이 사기극이 이제는 정권에 부메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야 얼마든지 말로 좋다고 할 수 있지만 배고픔을 말로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 국경지대에서 만난 주민들은 ‘강성대국’을 믿지 않지만 정권이 어떻게 나오는지는 지켜보겠다고 말한다.


화폐개혁에 이어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이 사기로 결론이 나면 북한 정권과 주민의 모순은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할 소지가 있다. 이제 막 시동이 걸린 김정은 세습정권은 선전과 우상화라는 유력한 통치수단을 잃고 오직 공포에 의해서만 정권을 유지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북한 당국은 올 초 각국 주재공관을 통한 대대적인 식량구걸에 나섰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남한에도 손을 벌렸지만 ‘도발 원죄’로 허탕만 쳤다. 결국 김정일은 다시 중국을 찾아 손을 벌렸다. 그리고 황금평 개발 착공식을 여는 등 방중성과를 주민들에게 떠들썩하게 선전하고 있다. 


실제 이날 각급 회의에선 ‘머나먼 외국여행길도 인민을 위해 가시는 장군님의 심려를 덜어드리기 위해 모든 근로자들은 더욱 분발하자’는 내용이 교양됐다. 주민들이 맞닥뜨린 경제난을 해소하기 위해 노구(老軀)를 끌고 중국까지 가 대규모 지원을 단판지은 김정일을 따라 생산활동에 대변혁을 일으키자고 선전하고 있다.  


물론 김정일은 선전선동의 귀재(鬼才)다. 그러나 방중성과로 강성대국 자체를 포장할 수는 없다. 북한이 스스로 강성대국 진입 연기를 선언하고 다시 혁띠를 졸라매자고 할 날이 몇 개월 남지 않은 것 같다. 혹시 다급한 김정은이 개방 카드로 강성대국 사기극을 연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당국이야기는 믿지 않겠다는 북한주민들에게 어떤 이야긴들 소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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