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이 당원들을 상대로 제시한 ‘강성대국 목표’가 1980년대에 결정된 생산과제에도 못미쳐 주민들마저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27일 데일리NK와 통화한 양강도 내부 소식통은 “당중앙위원회 ‘비밀 편지’가 당원들에게 직접 전달되면서 이와 관련한 강연과 총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기관별로 당원들을 상대로 편지에 대한 비밀을 준수하라고 매일 강조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 지난 기사 본지 3월 11일 ‘노동당 비밀편지 당원에게 전달’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최근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당원들이 분발할 것을 촉구하는 비밀편지(일명 붉은편지)를 전국 당원들에게 전달해 10일부터 기층조직들인 초급당을 중심으로 편지전달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비밀 편지의 내용은 ▲2012년까지 전력생산 수준을 776만 KW까지 끌어올릴 것 ▲연간 3300만 톤의 금속생산, 7200만 톤의 화물운반, 석탄 1300만톤, 700만 톤의 농업 생산수준을 유지할 것 ▲경제의 현대화, 기술 집약화를 실현할 것 등이 담겼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에 (노동당이) ‘비밀편지’까지 보내게 된 사연은 그 사이 사람들 속에서 ‘강성대국의 목표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이 계속 쏟아졌기 때문에 당원들을 상대로 비공개로 목표를 제시했는데, 내용이 과거 80년대 국가 목표보다 더 후퇴한 내용이니 당원들의 반응도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북한이 지난 1980년 노동당 제 6차대회에서 제시했던 ‘10대 전망목표’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 목표다. 북한은 당시 ‘10대 전망목표’에서 연간 전력 1억KW, 석탄 1억 5천만톤, 알곡 1천만톤, 천(옷감) 15억m 생산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2012년까지를 목표로 한 ‘사회주의 강성대국 목표’가 1980년에 나온 ‘사회주의 경제건설 10대전망 목표’에도 미치지 못하니 당원들도 한심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마저도 제철소 같은 큰 공장이 다 멈추고 주민들은 배를 곯는데 무슨 수로 3년 내에 생산량을 완수하냐는 비난도 쏟아진다고 한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비밀편지’를 전달하면서 이러한 사례가 ‘6.25전쟁 이후 처음’이라는 것을 특별히 강조해 노동당원들이 특별한 존재임을 부각시키려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차라리 그 정도이면 ‘비밀’이요 뭐요 할 것 없이 일반에 확 공개하고 말 것이지 그렇게도 머리들이 안도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공연히 사람들을 ‘이편’, ‘저편’으로 갈라놓고 한심한 내용을 ‘목표’라고 내 놓았으니 괜한짓으로 사람들 사이 이간질만 시키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 ‘비밀편지’의 내용은 비밀 엄수 지시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의 입을 통해 순식간에 일반 주민까지 퍼졌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당원들이 국가를 망쳐놓고 비당원은 이제 국가 계획도 알지 못하냐는 불만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평소에는 당원, 비당원 따로 없다가 노동당원들만 나라 정보를 가지고 이를 통제하니 일반 주민들이 좋게 볼리 만무하다”면서 “감옥에 갇힌 죄수 중 70% 이상은 ‘당원’일 정도로 당원들이 사회를 문란하게 만들고 있는데 정작 당원들이 정보 통제에 앞장선다니 앞뒤가 맞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