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주 발언에 드러난 北의 중국에 대한 시각

중국은 북한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가?

6.25전쟁에 참전해 미국과 맞서 싸운 중국은 북한과 혈맹의 관계로 대북영향력 측면에서 막강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지만 북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에서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여실히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강 제1부상은 지난 7월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중국이 우리의 주권과 독립에 가할 수 있는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남쪽에 계속해서 주둔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중국을 잠재적 위협세력으로 보고 미군의 주둔이 북한의 주권을 지켜줄 것이라는 진단으로 북한은 미군의 철수를 원하고 있다는 그간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발언이다.

그러나 사실 이같은 입장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런 입장은 1992년 1월22일 뉴욕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개최된 김용순 노동당 국제부장과 아놀드 캔터 미 국무부 차관의 첫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김 전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의 지속 주둔을 이야기하면서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유지군’의 역할을 언급한 것도 결국은 중국 등에 대한 의심 때문이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다 강 제1부상은 미국이 북한을 왜 중국의 품안으로 몰아넣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6자회담은 우리를 중국의 품 안으로 쫓아버린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가 중국의 품안으로 들어가길 원한다는 것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미국이 대 중국 압박을 위해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을 활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의 한 대북전문가는 “클린턴 행정부는 화해협력정책을 통해 북한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며 “지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북한은 중국을 견제하기에 가장 좋은 국가”라고 말했다.

중국도 북한에 대한 스스로의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은 항상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멀어지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강경정책은 중국과 관계가 좋은 북한 군부세력의 입지를 강화시킨 반면 대미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외무성 등의 입지는 위축시킨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의 손을 잡아만 준다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대동북아시아 전략은 더욱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을 궁지로만 내몬다면 북한은 조금씩 중국 쪽으로 움직여갈 수 밖에 없고 중국 역시 현재의 국면을 해결하는데 적극성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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