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주 ‘가상의 연설’을 실제로 착각

▲ 문제가 된 기사를 취소한 연합뉴스

국내 주요일간지들이 25일 일제히 보도한 ‘북한 외무성 강석주 제1부상의 핵무기 5~6개 이상 보유’ 발언이 오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뉴스를 가장 먼저 보도한 연합뉴스는 25일 새벽 5시쯤 “보도 내용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강석주가 지난 7월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직접 발언한 것이 아니라 로버트 칼린이라는 북한 전문가가 꾸며낸 이야기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내용은 강 부상이 “북한은 핵무기 5~6기를 갖고 있고, 이제 외교는 끝났다. 워싱턴은 대답이 없다. 6자 회담은 시작부터 희망이 없다. 핵실험을 할지도 우리도 모른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북한을 연구하는 노틸러스 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연합뉴스는 “노틸러스 연구소가 게재한 로버트 칼린 전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관리가 전한 강석주 북한 제1부상의 연설을 토대로 한 기사들은 노틸러스 연구소에 실린 관련 글이 강석주 제1부상의 연설이 아니라 칼린 씨가 구상한 얘기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로버트 칼린의 원문을 보면 ‘hypothetical speech(가상의 연설)’ 이라고 나와 있지만 최초로 이 글을 번역한 기자는 이 허구를 강석주 부상의 실제 발언으로 착각한 것이다.

칼린의 글 첫머리에는 “이것은 실제 연설이 아니며 칼린이 북한 외무성 부상의 생각을 추측하여 쓴 글이다”고 분명히 나와 있으나 기자가 이를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This was not a real speech by the DPRK official, but an article Carlin wrote assuming the pespective of the Vice Foreign Minister.

칼린 씨는 지난 14일 브루킹스 연구소와 스탠퍼드대학이 공동으로 주최한 북한 관련 세미나에서 이같은 가상의 글을 발표했지만 한국 언론들이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칼린 씨를 잘 아는 스탠퍼드대학의 모 교수는 칼린씨에게 이처럼 엄청난 한국 언론의 오보 사태를 말해줬더니 “놀라면서 다시는 한국에 갈 수가 없게 됐다”며 어이없어 했다고 전했다.

김송아 기자 ks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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