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 위주 북한·이란핵 접근법 비판

한스 블릭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7일 핵강국들이 솔선수범해 군비축소로 나아간다면 북한과 이란 핵문제 협상이 쉬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릭스 전 총장은 영국 런던에서 행한 한 강연에서 “북한·이란과의 협상은 어떤 상황에서든 쉽지 않겠지만, 만약 (여기에) 참여하는 핵무기 국가들이 자신들도 세계 군축을 위해 노력하고 앞장서고 있다는걸 보여준다면 협상은 덜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릭스 전 총장은 핵무기 보유국의 방위전략에서 핵무기가 ‘중심적 위치’를 점한 상황에서 세계 각국의 정부는 ‘군축의 단계’에 와있다며 이처럼 조언했다.

그는 특히 1996년 채택된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과 같은 군축약속이 무시당하는 것도 외교적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면서 CTBT 승인보다 “더 시급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내용의 CTBT는 지금까지 34개국이 비준했으나 핵연구.발전시설을 가진 44개국이 승인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발효되지 않고 있다.

CTBT 비준을 거부하는 국가에는 미국, 중국도 포함돼 있다.

그는 나아가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이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 핵강국이 군축협상을 한다는 약속에 걸맞지 않게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기존 핵무기시스템 ‘트라이던트(Trident)’의 대체작업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핵과 거리를 두겠다고 다짐했던 국가들은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게 중요하다며 원론적인 수준으로 말했다.

블릭스 전 총장은 국제사회가 이란에 요구하는 ‘선(先) 우라늄 농축포기, 후(後) 협상’안은 이란에게는 “트럼프 카드를 내려놓으라는 것과 같다”면서 성공 확률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을 지냈던 그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었으며 현재는 대량살상무기(WMD)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독립기구인 대량살상무기위원회(WMDC)를 이끌고 있다./런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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