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호 사건의 교훈…김정일은 ‘힘과 돈’으로 다뤄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달 17일 북한을 출발한 강남1호가 미 구축함 매케인호의 추적으로 20일간의 바다 유랑 끝에 결국 남포항으로 돌아갔다. 원래 목적지는 미얀마(버마)로 알려졌었다. 미얀마 정부는 강남 1호가 입항하면 선박을 검색하겠다고 했다. 유엔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겠다는 미얀마 정부 입장이 알려지자 북한도 어쩔 수 없이 회항한 것 같다.

일부 언론은 ‘강남호의 굴욕’이라고 표현했지만, 정확하게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른 강남호의 ‘굴복’이지 ‘굴욕’이 아니다. 스포츠, 연예 기사에서 재미로 한두번 쓰는 ‘굴욕’이라는 표현을 냉엄한 국제관계를 다루는 기사에서 쓰는 것은 ‘언어 유희’의 일종이다.

어쨌거나 이번 ‘강남호의 굴복’은 국제사회가 김정일 정권을 어떻게 다루어야 효과를 거두느냐 하는 문제에 정확한 답변을 준다.

북한당국은 대외 선전용으로 이른바 ‘우리식 사회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 김정일의 북한은 구공산권사의 사회주의 체제와도 이미 아무런 연관이 없다.

1960년대 말부터 시작하여 7,80년대를 거치면서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왕조체제로 변했고, 여기에 덧붙여 김일성 사망 후에는 오로지 군사제일주의(선군) 노선으로 가는 ‘김정일 조폭정권’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그래서 조폭두목 김정일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3대 세습으로 가면서 전 북한 땅과 북한 주민들을 셋째 아들에게 ‘상속’해주려는 것이다.

이것이 현 북한 체제를 가장 정확한 프리즘으로 보는 방법이다. 북한에 남아 있는 나머지 ‘사회주의적 잔재들’은 말 그대로 쓰다 버린,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에 불과하다. 그래서 현 북한체제를 구사회주의 잣대로 보면 백전백패 하게 되어 있다. 20세기 초반에 쓰던 낡은 사회주의 청진기로 현 김정일 체제를 제대로 진단할 수가 없다.

그러면 김정일 조폭정권을 제대로 다루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김정일 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힘(군사력)과 돈(경제력)이다. 힘과 돈. 이것이 조폭을 다루는 가장 핵심적 수단이다. 먼저 훨씬 강력한 힘(국제협조)으로 조폭을 굴복시키고, 조폭이 말을 들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말을 안 들으면 더 강력히 굴복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폭은 ‘말의 힘’으로 다스리는 게 아니라, ‘물질의 힘’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말이다. 조폭은 절대 외교관이나 학자들 말씀에 굴복하지 않는다. 북핵 협상 15년이 남겨준 뼈아픈 교훈이다. 조폭은 자신보다 훨씬 강력한 힘과 돈 앞에 머리를 숙일 뿐이다. 이번 ‘강남호의 굴복’이 바로 그런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남한 정부가 김정일 정권과 먼저 ‘신뢰’를 쌓은 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서로 화해협력을 하자는 주장은 그냥 공중에 날아가는 ‘말'(=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이들은 조폭이 진정으로 ‘신뢰’하는 것은 강한 폭력과 돈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김정일 정권을 다루는 방법은, 먼저 김정일이 갖고 있는 힘과 돈을 확실히 무력화시킨 다음, 이후에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서 협상(=계약)을 하고, 향후 계약을 잘 지키면 지원을, 계약을 안 지키면 이전보다 더 강력하게 굴복시키는 방식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계약을 확실히 잘 지켜나가면 지원도 제대로 해주고, 그 지원의 맛에 익숙해지도록 하면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길들여 나가는 방식이, 현재로선 김정일 정권을 다루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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