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6일 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름을 바꾸고 정강정책을 손보는 정도의 재창당으로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분당이냐 탈당이냐는 근시안적 질문과 답이 아니라, 시대와 역사에 대응하는 담대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탈당 의사를 밝히진 않았으나, 사실상 분당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표현이라는 관측이다.
강 대표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은 10년의 진보정당 역사와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10년의 성과는 계승하고 구태와는 결별하는 창조적 파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해 남은 길은 통합진보당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뿐”이라며 “진보정치가 필요한 노동자 서민을 위해, 진보정치를 지지하는 국민 앞에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대안을 내놓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결국 창당 8개월 만에 분당 절차에 돌입하게 된 셈이다. 이석기 의원 등의 비례대표 부정경선으로 불거진 구당권파와 신당권파 간의 갈등 국면이 봉합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그동안 분당 가능성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앞서 참여당계와 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 인천연합 주축의 민노당계 등의 핵심 인사들은 전날 모임을 갖고 창당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해 ‘혁신진보정치 추진모임(가칭)’을 만들기로 했다. 향후 이 모임을 통해 당 내에서의 세 결집과 탈당시 발생하는 비례대표 의원 자격 상실 문제 등에 대한 대책 등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3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예정돼 있어 그 논의 결과도 주목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의 쇄신을 요구하며 조건부 지지를 철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