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정치적 고려와는 무관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이날 새벽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인도적 지원은 인간이 고통받는 데 대해 해야 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기에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유엔의 원칙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선 “추가 도발이 있으면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북핵 외교’ 경험이 없다는 지적과 관련, 강 후보자는 “북핵은 한반도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이기에 유엔에서도 여러 번 다뤄졌다”면서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통역을 3년간 맡았을 때 북핵이 큰 이슈여서 관찰하고 배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부터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근처 사무실에서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다. 강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외교부 장관으로 정식 임명되면, 70년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 되는 셈이다.
비(非) 외무고시 출신으로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을 지낸 강 후보자는 2006년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 재직 말기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이 됐다. 이후 2011년부터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후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사무차장보 겸 부조정관, 구테흐스 사무총장 당선인 유엔 사무 인수팀장에 이어 최근까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사무총장 정책특보로 활약한 바 있다.
한편 강 후보자가 이날 대북 추가 제재와 인도적 지원 병행의 필요성을 시사한 건 북핵 해법을 ‘당근과 채찍’ 전략에서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과거에도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면서도, 북한 정권이 북핵 폐기와 인권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지난 2014년 방한 당시 강 후보자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는 국제 안보에 큰 문제가 되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첨예한 관심이 있다”면서 “북한이 착한 행동(good behavior)을 해서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당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북한인권 실태를 공개한 가운데서도 “보고서와 상관없이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