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식 “민족통일 최우선은 있을 수 없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승국들에 의해 우리 뜻은 배제된 가운데 분단된 현실이기에 이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지만, 통일을 앞세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민족통일 최우선’은 있을 수 없다.”

강경식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이 26일 출간된 ‘통일의 길, 바로 가고 있는가'(기파랑)에서 “같은 민족이기에 반드시 ‘하나가 돼야 한다’는 생각은 시대에 뒤처진 생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나온 책은 강 전 부총리와 주 독일대사를 지낸 이기주 전 외교통상부 차관이 통일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은 대담집이다.

대담집에서 강 전 부총리는 이제는 민족이 아닌 국가, 국민, 시민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같은 민족은 민족 단위로 하나의 국가를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고, 민족끼리를 너무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전 부총리는 또 “누가 뭐래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는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된다”며 “이 원칙을 북한 지역에 적용하는 통일이 아니라면 통일 자체를 논의할 가치조차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주 전 차관은 “남북한이 정치적으로 통일해야만 통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유롭게 접촉하고 왕래하고 경제활동도 하면서 비정치적, 기능적 통일을 지향하는 방향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 전 부총리는 “연방제 통일이고 뭐고 복잡한 얘기 할 것 없이, 북한 지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면 통일을 향한 가장 획기적인 첫걸음을 내딛게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두 사람은 독일식 통일에 대한 꿈을 버리고 어떤 형태의 통일이 한반도 실정에 바람직한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책에는 두 사람이 2006년 11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나눈 대화 내용이 실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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