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골 깊어지는 북-일

북한과 일본이 피랍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제3자 것이라는 일본측 발표를 둘러싸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북한이 다른 사람의 유골을 보내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강경대응 분위기가 일고 있고, 이에 맞서 북한은 일본측의 ‘정치적 각본’이라며 유골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신상에 대한 재조사 착수를 북측에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일본인 납치피해자가족 연락회는22일 일본 국회의원의 82%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대북제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찬성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은 요코다 메구미의 유해가 제3자의 것이라는 일본 발표에 반발하며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14일 일본 정부의 ‘가짜 유골’ 감정결과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사전에 면밀하게 꾸며진 정치적 각본에 따른 것”이라고 정면 대응한 이후 일본의 과거청산 문제 등을 거론하며 대일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일본이 대북 제재를 실시할 경우 이를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 강력한 물리적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 들어서는 검사자료와 함께 유골을 돌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2일 “우리의 성의를 무시하고 진짜 본인 유골을 가짜라고 우기는 조건에서 그것을 검사자료와 함께 원상 그대로 돌려보낼 것을 요구하지 않을수 없다”고 밝혔으며, 조선중앙통신도 23일 요코다 남편의 요구라며 유골을 검사자료와 함께 돌려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피랍 일본인 실종자 문제를 조사하는 북한측 ‘조사위원회’의활동을 중단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특히 일본측 태도를 문제삼아 6자회담에서 일본을 배제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섬으로써 주목된다.

북한의 중앙방송은 23일 “우리(북)는 일본 극우익 세력들의 계획적이며 도발적인 반공화국 모략소동이 계속되는 한 지난 시기에 밝힌 바대로 일본과 함께 6자회담에 참가하는 문제를 철저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조선중앙TV도 이날 “자그마한 신의도, 도의도 없이 행동하는 일본과 6자회담에 마주앉는다는 것 역시 힘들게되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 일본측의 납치자문제 거론을 문제삼아 일본의 6자회담 참여 배제를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문제로 감정이 대립, 상당기간 신경전을 펼칠것으로 보이며 내년 6자회담 재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