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6조 투입된 대북경수로 사업 특감 검토”

김황식 감사원장은 “대북 경수로 사업의 감사 실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24일 밝혔다.

김 감사원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이 ‘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정이 투입됐지만 결국 실패한 경수로 사업에 대해 특단의 감사를 벌일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추진된 사업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정 의원은 “경수로 사업은 막대한 국가재정의 증발손실사건”이라고 지적하며 “무려 4조원에 달하는 국가재정이 송두리째 공중으로 증발해 버린 전대미문의 사건이지만 정부의 그 누구도 아직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수로 사업이 노무현 정부에서 가장 실패한 대북사업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정 의원의 질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대규모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대북사업 등을 논의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예산담당자들이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정 의원의 지적에 대해 “앞으로 그렇게 할 계획”이라며 “앞으로의 남북협력기금사업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에서 필요한 검토와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끝난 대북 사업 중에서 대표적 실패작이 대북 경수로 사업이다. 동의하느냐’는 정 의원의 질문에 “네”라며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이 9일 입수한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사업 청산 및 기자재 처분 대책’이란 제목의 한전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이 KEDO 청산비용을 부담하는 대가로 받은 8억3천만달러 규모의 북한 경수로설비에 대한 폐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작성된 이 보고서에서 한전은 2010년까지 북한 경수로설비를 보관한 뒤 경수로사업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폐기키로 했다. 경수로설비인 원자로발전기와 터빈발전기는 기술이 뒤떨어져 해외수출이 어렵고 설계요건이 달라 국내 원전에도 활용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전은 또 경수로설비 보관 비용으로 지난해 114억원을 지출했으며 2010년까지 최대 500억원의 보관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경수로사업 시공사인 한전은 2006년 5월 경수로사업이 종료되면서 원자로발전기, 터빈발전기 등 8억3천만달러 규모의 기자재를 받는 대신 납품업체 손실보전비용 등 1억6천200만달러의 비용을 부담키로 한 바 있다.

경수로 사업은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북간에 채결된 제네바합의문에 따라 100만kw급 경수로 2기를 북한에 제공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97년 8월 첫 삽을 뜬지 4년 만에 2002년 10월 북핵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공정률 40%를 넘기지 못하고 2006년 5월 공식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