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치 “美, 북핵폐기3단계서 ‘인권’ 제기할 것”

미국의 갈루치(Gallucci) 전 제네바 핵협상 대표는 북한이 핵신고를 제출하고 비핵화 3단계로 넘어가면 미국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핵문제 해결의 다음 조건으로 내세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94년 제네바 미북 핵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갈루치 전 국무부 차관보는 6일(현지시각) 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핵폐기 3단계 협상과정에는 미국과 북한 사이 여러 정치적 교류와 관련된 일들이 계획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인권위반 상황이 계속되는 한 미국은 북한과 정치적 교류를 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며 “두 나라 사이 대사관 설치라든지 문화교류, 또 보다 견고한 정치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 미국은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공유하는 상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그러한 상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통과시킨 ‘2008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예로 들며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미국의 노력은 미국과 북한 사이 정치적 관계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인권’ 개선이 미북관계 개선의 ‘조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해 3단계 핵폐기 과정으로 일단 나가는 것이 더 바림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핵협상은 마치 도박과 같다”며 “힐 차관보가 핵폐기 3단계 협상에서 북한에 남아있는 플루토늄을 손에 넣고 또 우라늄농축 핵개발과 핵확산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갈루치 전 차관보는 현재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원자로 이외에서 핵물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고, 또 진행 중인 우라늄농축 핵개발 프로그램도 없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협상을 진전시킨다 해도 별로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