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누명’ 김양기씨 23년만에 무죄

재일 공작지도원의 지시를 받고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수년간 옥살이를 한 김양기(59)씨가 23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광주고법 형사 1부(장병우 부장판사)는 3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반공법 위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재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거물급 재일 공작지도원 김철주의 지시로 간첩행위를 했다고 보기에는 김철주가 재일공작원이라는 증거도, 김철주와 김씨의 관련성에 대한 증거도 충분치 않다”며 “믿을 수 없는 증거에 의한 원심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국가의 존립기반인 국민에 대해 신체의 자유를 속박한 가운데 수사를 진행한 수사기관은 물론 인권수호기관인 대법원까지 공허한 증거에 의해 만들어낸 허상으로 재판한 사법부의 과오가 크다”며 김씨에 대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김씨는 무죄를 선고받고서 “진실의 힘, 만세”라고 외쳐 손뼉을 받았다.

김씨는 “보안대 지하실에서 나와 검찰에 송치되는 순간부터 조작이라고 호소했지만 누구도 귀 기울여주지 않았는데 이제라도 진실이 규명돼 고맙다”며 “아직 불행을 겪으면서도 무서워서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1986년 2월21일 재일 공작지도원 김철주로부터 지령을 받고 국가기밀을 수집하고 북한을 고무.찬양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991년 가석방됐다.

군 과거사위는 “조사 과정에서 구타와 고문에 의해 허위자백을 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결론냈으며 진실화해위도 법원에 재심을 권고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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