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 한총련 前간부, 6개월마다 이름 바꿔

간첩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 한총련 간부 김모(여·35) 씨는 간첩행위를 하면서 경찰의 감시와 추적을 피하기 위해 6개월에 한 번씩 가명을 새로 쓰고 타인의 이름으로 8개의 이메일을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자기관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보안과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한총련 산하 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정책실과 한총련 조국통일 정책실에서 정책실장으로 활동한 김모(여·35)씨를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간첩혐의로 조사해오면서 김 씨가 치밀한 신분위장과 계획 하에 북한으로부터 각종 지령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김 씨는 북한에서 받은 지령을 수행하기 위해 국내 정보 사항을 탐지·수집·보고하는 활동을 해왔다. 한총련 간부의 구체적인 간첩행위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0년 대학을 졸업 후 부터 김효진, 최열매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시기별로 각기 다른 가명을 이용해 8개의 이메일을 만들어 사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 씨는 2003~2008년 사이 자신의 직책을 숨긴 채 ‘관악청년회 유적 답사 참관단’ 등 위장된 신분을 사용, 남북학생교류사업 명목으로 북한을 20회 가량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 방북하고는 북한 통전부 관계자들을 만나 회합하며 다양한 국내 정보를 제공하고 지령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북한에서 받은 지령은 ▲한총련, 한대련, 노선대, 비선(친북 비공개), 조직구성 현황 ▲한총련의 조직문제, 고민과 현황을 글로 정리하여 올 것 ▲한총련 투쟁계획 및 투쟁사항 정례화 보고 ▲한총련의 이적규정 철회를 위하여 북에서 어떻게 해줄 것인지에 대한 방안 보고 ▲한총련, 한대련, 지역총련 등 가입대학, 세부 명단 ▲모 정당을 낙선시키기 위한 역할 방안 등이다.


김 씨는 이 같은 지령을 받고 서총련(32개 대학) 대의원 명단 및 총학생회장, 단과대 학생회장 성명 등 신상과 성향(반권, 비권, 우호)을 상세히 분석한 자료와 광주전남지역 대학을 남총련, 광전총협, 연석회의, 학생연대21로 분류하고 총학생회와 회장 성향을 분석한 자료 등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 씨가 탐지·수집해 보고한 자료들은 북한 통일전선부 및 산하 ‘조선학생위’, ‘범청학련’북측본부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자료이다”면서 “남한 내 친북 세력결집 및 보수세력 와해 등 대한민국 적화를 위한 통일전선체 구축에 필요한 매우 중요하고 방대한 자료”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 있을 때도 북한으로부터 교양자료와 지령을 전달 받았다”면서도 “이런 자료는 이메일이나 팩스를 통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공작금 수수여부에 대해서는 “공작금을 수수하거나 전달 받은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국정원은 김 씨와 함께 이적활동을 한 혐의로 친북·종북 단체 소속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연계 활동 여부 등 단체 활동에 대하여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