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단 의혹’에 엇갈린 주문

국회 법사위의 30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공안당국이 수사 중인 간첩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적극적인 수사’와 `신중한 수사’ 등 국회의원들의 엇갈린 주문들이 나왔다.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은 이날 “최근 소위 386 좌파 간첩사건이 보도되고 있다”면서 “386 좌파 인사들은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사람도 있지만 북측의 통일전선 전술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 의원은 “1995년 남파간첩 김동식과 접선한 국내 인사들을 `회합죄’가 아닌 단순 `불고지죄’로 사법처리한 적이 있다. 검찰이 초동 단계부터 국정원 수사를 철저하게 지휘해 이 같은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수사를 주문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사전 질의자료에서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장민호씨는 노동당에 가입한 인물인 만큼 국보법상 목적수행으로 처벌했어야 하나 단순 회합ㆍ통신 혐의를 적용했다”면서 “공안당국이 이번 간첩 사건을 회합ㆍ통신 사건으로 축소해 마무리 하려는 것이 아니느냐”고 따졌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은 “국가보안법 사건이 특정 정파의 선전이나 공격 도구로 쓰여서는 안된다. 중요한 것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므로 법무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이 의원은 “국가안보에 정치적 견해가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수사 중인 사안이 걸러지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보도되면서 피의사실이 공표되는 일이 없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첩단 사건 수사를 둘러싼 논란은 국가보안법 존폐 및 검찰 공안기능의 강화ㆍ축소를 둘러싼 공방으로 옮겨졌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간첩 사건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 검찰의 공안기능이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본다. 법무장관은 공안검사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고 국보법 사건 수사에 전력을 다하도록 일선 검사들을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1년의 세월을 허비해 마련한 국보법 개정안으로는 국정원이 수사하는 간첩 사건을 제대로 처벌할 수 없다”고 현행 국가보안법 존치 필요성을 제안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나는 국보법이 사실상 죽었다고 생각한다. 유엔은 국보법의 폐지를 권고하고 있으며 강정구 교수 사건에 대해서도 처벌이 아닌 `사상의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토론’을 권고하고 있다”고 국보법 폐지론을 역설했다.

임 의원은 “검찰 공안부서에서 기소한 사건 중 국보법 위반 사건은 극히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대부분 기소된 사건들은 노동관계법 관련 사건이다. 검찰은 공안부서를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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