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단 왕재산 “수십명 사상교육” 북한에 보고

북한의 지령으로 남한에 구축된 반국가단체인 ‘왕재산’이 국내 인사 수십명을 포섭해 사상교육을 했다고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공안 당국에 따르면 왕재산 간첩단 총책 김모(48)씨 등 5명이 썼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증거자료를 압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십명의 남한 인사에게 접촉해 사상 교육 등을 시켰다”는 내용이 담긴 대북 보고문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공안당국은 보고문에 언급된 인사들을 상대로 실제 왕재산 조직원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포섭 인사들이 명단 형태로 정리돼 있는 것은 아니다. 대상자는 수십명 선이며, 현재 내사 중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단만 있을 뿐 구체적인 접촉 장소와 일시 등은 나와 있지 않다”며 “북한 대남공작부서인 ‘노동당 225국’에 과장 보고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열린 왕재산 사건의 증거검증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증거검증은 검찰이 왕재산 조직원 10명의 자택과 사무실에서 압수한 1천600여점의 증거물에 대한 증거능력을 법정에서 직접 입증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검찰이 국가기밀에 관한 주요 문서가 제시될 수 있다며 비공개를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며 “앞으로도 재판 도중에 검증이 있을 때에는 비공개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왕재산은 김 모 씨가 1993년 북한 김일성으로부터 직접 남한에 지하당을 건립하라는 지령을 받고 구축한 간첩단으로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왔다. 17년간 각종 군사 정보와 주요 인사 동향, 대남 정치 상황 분석 등을 북한에 보고한 협의로 지난 7월 공안 당국에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