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과 동거하는 민노당과 입 다문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북한 노동당 225국과 연계된 간첩단 ‘왕재산’ 사건에 대해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패 국면전환용’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조작 사건이라는 의미다. 


민노당은 이어 ‘종북좌익세력척결주의자 한상대 검찰총장의 공안정국’ ‘진보정당 색깔공세’ ‘피의자 면회접견 제한 등 끊임없는 인권침해’라는 표현을 동원해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공안당국을 비난했다. 그러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지는 않을 것이다.   


민노당은 창당 이후 발생한 여러 간첩단 사건에 거의 다 연루돼왔다. 간첩단 사건에 매번 연루되는 민노당 입장에서는 조작이니, 탄압이니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더 이상 이러한 상투적인 거짓말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직접 북한에 연계돼 있지 않다고 해서 북한의 지령을 받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이제 민노당은 왜 우리 정당이 혁명주의적 종북세력과 지하당 세력의 숙주정당이 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출범 초기 평등파(PD)가 주축이었던 민노당은 2002년 지방선거와 2004년 총선을 거치면서 자주파(NL)가 대거 입당했고, 이후 이들이 주류세력으로 자리잡아 명실상부한 ‘종북정당’으로 변모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저지 시위,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시위, 이라크 파병 반대, 평택 미군기지이전 반대 활동은 민노당의 주요 무대였다. 최근 제주해군기지건설 반대투쟁에 깊숙히 개입해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를 분열시키고 제주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것도 민노당 작품이다.  


민노당은 한미동맹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방식 통일을 당 강령으로 삼을 만큼 반미친북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봉건 3대세습에 대해서는 ‘북한식 정치질서’ ‘통일 세력으로 존중’ ‘남북관계 개선 차원’ 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로 사실상 옹호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국가기밀을 북한에 빼돌렸던 일심회 사건 때 간첩행위 당원 제명 처리 건이 거부된 것은 이런 민노당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평등파 세력과 분당 사태를 감수해서라도 간첩을 옹호할 수밖에 없는 민노당의 태생적인 한계인 것이다.


왕재산이 북한에 ‘6·2 지방선거에서 포섭 대상인 민노당 후보를 시의원이나 구의원으로 당선시켰다’고 활동보고한 것도 북한과 지하당이 민노당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대로 가면 내년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이 상당한 민주당과 통일전선을 구축하는 창구역할도 가능하다.


문제는 야당인 민주당마저 과거 당내 인사가 연루된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이렇다 할만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왕재산 서울지역책인 이 씨가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장을 지낸 임채정 씨의 정무비서관으로 활동했던 것이 부각되지 않는데만 주력하고 있다.


야권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이 이번 왕재산 사건으로 민노당과 거리를 둘 것 같지는 않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대선승리를 위해 민노당이 필요하고, 통합에 저해가 되는 종북 논란에는 끼어들지 않고 싶은 모양이다.


한때 ‘종북진보’와는 다른 ‘포용정책’을 강조했던 손학규 대표도 이번에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정당 연합이든 연대든 내년 중요 선거를 앞두고 민노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눈치보는 형국이다. 


햇볕세력, 친북세력, 종북세력이 한데 뒤엉켜 있는 지금의 정치현실은 종북세력들이 활동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일 것이다. 아무래도 내년 대선은 사실상 대한민국 세력과 광의의 종북연대 간의 전투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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