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비 ‘쫄딱’ 김정은만 우산…’인민애’ 선전 포기?

노동신문이 28일 김정은의 인민군 제313군부대 산하 ‘8월 25일 수산사업소’ 현지지도 소식과 함께 소개한 사진 몇 장이 눈길을 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현지지도에서 김정은은 직접 작은 우산을 든 채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었고, 수행자들과 현지 간부들은 비를 맞으며 김정은의 지시를 수첩에 메모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민군 313군부대 8월25일 수산사업소를 방문한 김정은이 우산을 든 채 간부들에게 무언가 지시를 내리고 있다. 간부들은 비를 맞으며 김정은의 지시를 받아 적고 있다./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매체가 우산을 쓴 김정은의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월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인민군 318군부대 시찰 당시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우산을 쓰지 않고 부대를 시찰한 모습을 방영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김정은이 인민군 318군부대 시찰 당시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우산을 쓰지 않고 부대를 현지지도 있다./조선중앙TV캡쳐


지난해 4월에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만수교고기상점 준공식에서 김경희 등 일부 간부들이 우산을 사용했지만 김정은은 우산을 쓰지 않았다. 당시 노동신문은 “내리는 비를 다 맞으시며 상점에 도착하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동지를 건설에 참가한 인민군부대 지휘관들과 상점일군들이 뜨겁게 맞이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만수교고기상점 준공식 당시 김경희 등 일부 간부들은 우산을 쓰고 있지만, 김정은(붉은 원)은 우산없이 뒤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노동신문 캡처


2010년 하태경 당시 ‘열린북한’ 대표가 공개한 북한 교육자료에 따르면 비가 오는 날 군수공장을 방문한 김정은은 “인민군 지휘성원들이 비를 맞고 있는데 나 혼자 우산을 쓰면 안 된다”며 함께 비를 맞으며 시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사진 속 김정은은 홀로 우산을 쓰고 있으며, 현지 간부는 비에 흠뻑 젖은 채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었다. 김정은이 점점 배려심을 잃어 가고 있다는 지적이 탈북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노동신문은 28일 김정은과 수산사업소 간부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홀로 우산을 쓴 채 걷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노동신문은 군 현지지도 사진을 공개하면서 김정은이 군인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는 프로파간다를 벌였다. 최근 후방 기지 등을 연달아 현지지도 하고 있는 김정은이 군심(軍心) 챙기기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찬비가 쏟아지는 풍랑을 헤치시며 수산사업소에 도착하시자 배전에 서있던 어로공들은 꿈결에도 뵙고 싶던 최고사령관동지를 우러러 ‘만세!’의 환호를 목청껏 터쳐올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정은과 동행한 간부들에 비해 상의가 흠뻑 젖은 현지 간부들은 김정은이 현장에 나타날 때까지 비를 맞고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는 현지 간부로 보이는 4명은 군복 상의가 흠뻑 젖은 상태에서 김정은의 지시를 듣고 있다. 









▲상의가 흠뻑 젖은 채 김정은의 지시를 듣고 있는 군 간부들(붉은 원)./사진=노동신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