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道 도시개방, 통신통제 안되면 포기할 것”

북한 당국이 외국 자본 유치를 기반으로 한 ‘각 도(道) 2개 개방특구’ 건설에 대한 검토를 지시하면서 국가안전보위부 및 보위사령부 등이 특구의 통신 및 내부 주민 단속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평양을 비롯해 북한 내 휴대폰 사용인구가 200만 명이 넘어선 가운데 개방특구 내 휴대폰 통제가 안 되면 체제 위협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1991년 개방특구로 선정한 라선시에 대해서도 2010년 1월 특별시로 격상하고 라선 경제특구법 개정해 외부에는 유리한 투자환경과 특혜적인 경제활동이 법적으로 보장하면서도 내부 주민들에게는 통제를 강화했다. 


이는 외국 기업의 북한 내 진출에 따른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차단해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북한이 개성공단과 같은 개방 지역에서 노동자 관리를 철저히 북한 간부들이 맡고 남한 기업인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제한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실제로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도시 개방은 외국 기업이 돈과 기술을 대 공장을 세우고 인력을 북한쪽에서 대는 것을 골자로 진행된다. 인력 관리는 북한 간부가 전담하면서 혹시 모를 노동자들과 외국인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한 것으로 개성공단 노무관리와 유사하다.


따라서 이번에 각 도시들이 실제로 개방되면 북한이 그동안 국경 지역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 등 외국에서 수입한 고가의 최신형 휴대전화 도청 탐지기와 방해전파기 등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성공단처럼 개방된 도시 내 진출한 기업에 고용되는 노동자들은 철저한 사전검증을 통해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출신성분을 비롯해 사전 사상 교육 등을 실시하고 고용된 이후에도 엄격한 생활총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이번 개방특구 추진에 있어서 주민들의 휴대전화 통제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탈북자들은 주민들의 휴대전화 통제가 진출하는 기업들의 통신통제 강화로 이어져 개방특구가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데일리NK에 “북한은 라선 주민들에게 외국인들과의 접촉으로 외부의 실정을 알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주민통제를 강화했다”면서 “북한은 전화통화 및 인터넷 사용에 대한 통제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지 않으면 개방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영 자유북한방송 국장도 “북한은 지금부터 통제에 대한 실무적인 준비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등 외국 쪽에서 ‘통신 자유’에 대해 강력히 요구하면 경제개혁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통신에 대한 통제를 포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국장은 “북한은 내부 주민들의 전화통화 내용을 도청하는 시스템을 이미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 지역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들은 아예 통화를 못하게 할 것이고 중국 등 외부와의 통화도 관리하겠다고 나설 수 있지만 외부의 반발이 클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