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전투에 지친 北, 인민반 회의도 안돼

북한 당국이 ‘100일전투’를 시작한 이후 노력 동원과 군대 및 건설대 지원을 위한 인민반(보통 30가구로 이루어진 사회구성 최말단 단위) 회의를 빈번하게 조직하자 주민들의 회의 참여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반 회의는 평소 주 2회 개최하도록 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상부에세 제기되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반장이 소집한다.

‘150일 전투’에 이어 ‘100일 전투’를 진행하면서 북한 당국은 노력 동원 말단 책임단위를 인민반으로 하고 각종 지원 물자를 모으도록 독려했다. 이를 위해 매일 같이 회의를 진행하자 주민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하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주민들은 인민반 회의가 소집되면 외출, 와병, 직장 업무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고 반장들이 회의 참여 독려도 한계에 처하면서 최근에는 회람장(回覽章)이라는 통신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반 강연 사업 때도 주민들의 출석이 저조하자 강연을 나온 간부가 인민반장을 대동하고 매 세대를 돌아다니면서 세대주의 사인을 받아 강연이 진행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대다수 주민들은 회의내용을 읽어보지도 않고 회의 참가 목록에 사인을 하는 형식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7일 데일리NK와 통화한 신의주 소식통은 “인민반 회의가 너무 자주 있다보니 사람들이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모이지 않고 있다”며 “인민반장들도 자꾸 포치(지시를 내림)하기 싫어서 이젠 ‘회람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얼핏 보면 회람장이 주민 편의를 위해 진일보한 조치로 보이지만 사실상 각종 전투에 지친 주민들의 고의적인 회피로 인한 궁여지책이다. 당국도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고 내실있는 회의를 진행하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소식통은 “매일 식전동원(아침밥을 먹기 전 동원)에 아침 출근도 바쁜데 저녁에 집에 오면 또 모여서 한 시간씩 무슨 회의를 한다고 하니 사람들이 견뎌내겠냐”면서 “하는 일도 없이 사람들을 매일 볶아대니 이젠 아예 집에 꼼짝말고 누워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도 이러한 정황을 감지하고 인민반 회의를 실속있게 진행할 데 대해 강조하고 나서지만 주민들을 움직일 수 있는 뾰족한 수단은 없어 보인다. 수 개월 동안 노력 동원을 진행하면서 고된 노동과 식량난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각종 처벌을 앞세울 수만도 없는 형국이라고 한다.

평양시에서는 각 동사무소장들이 직접 인민반 회의에 참가해 회의진행 정형을 감시하는 경우도 늘었지만 이것도 하루 이틀에 불과하다.

소식통은 “요새는 자재가 없어 공사도 못해서 할 일들이 없으니 간부들도 ‘100일 전투’라는 말도 거의 쓰지 않는다”면서 “매일 같이 인민군대 지원, 돌격대 지원물자들을 바치라는 회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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