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위험에 노출된채 국가건설 사업에 동원된 北주민들

▲북한 양강도 위연과 삼지연군을 잇는 철도 건설 장면. 사진은 지난해 7월 촬영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탈북박사의 북한읽기] 北, 주민 노동력 값싼 생산요소로 인식…자유로운 노동시장 열어야

계획경제 시기 북한에는 노동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국가에서 배정한 일자리에서 평생 복무해야만 했던 것이다. 시장의 진전으로 이러한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추세지만, 일부 국영기업에서는 아직까지 경직된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대부분의 국영기업 노동자는 명목상으로만 근로자이고 사실상 무직상태였다. 이 시기엔 근로자들에게 식량과, 생활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소 월급으로는 쌀 1kg도 구입하지 못하는 형편이었으며, 이따금 공급되는 옥수수나 감자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처럼 1995~2000년 사이에 일어난 북한의 경제난(일명 고난의 행군)은 대규모 실업과 상당한 수준의 주민아사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통제하던 고용체계가 유명무실해졌고, 전국에 걸쳐 활발한 비공식 노동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는 지식과 기술에 기반하고 가계경제를 위한 수입의 원천이 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수많은 난관에 봉착해있다. 예를 들면, ‘노동력의 질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노동자들은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특별한 기술과 재능을 소유하고 있는가?’ ‘퇴직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급격히 늘어난 고령 인구를 북한은 어떻게 부양할 수 있을까?’등에 대한 적절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즉, 시장 도입 이후 비공식 노동시장의 변화가 북한 경제의 전체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난제들이 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연구자들은 아직까지 북한에서 육체적 노동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기계를 이용하면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인간의 육체가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 의문을 표하곤 한다. 심지어 북한 당국이 이를 장려하고 선전하고 있다는 점에 경악한다.

특히 철도 건설이나, 주택, 도로, 발전소 건설장에서 바위를 부스거나 땅을 파고, 터널을 뚫는 작업 등에서 인력이 동원되고 있다. 북한의 탄광, 광산지역에 가면 어깨에 마대나 질통을 메고 거기에 20~30kg 무게의 광석을 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며 운반하는 남녀 노동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데일리NK 소식통에 의하면, 최근 함경남도 단천지역에 진행되는 발전소 건설장에서 강제 동원된 과중한 육체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삶은 감자 몇 개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있다고 한다. 지역주민들의 지원물자가 없으면 굶어죽을 형편이라고 한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건설 대상이라 당국에서 가끔 옥수수와 감자가 공급된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육체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의 주린 배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보다 비참한 것은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작업장에 나갔던 노동자들이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작업을 하던 중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 당국 입장에서 주민 노동력은 값싼 생산요소이고 이를 기계로 대체할 유인이 거의 없다. 때문에 북한은 어렵고 고된 육체적 노동을 “충성의 구술 땀” “애국적 헌신” “숭고한 사회적 의무”등으로 미화(美花)하여 근로자들의 복종을 유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근로자들을 육체적 고통에서 해방시킬 대책은 없는 것일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존재하고 있는 비공식 노동시장을 합법화하고 잘 작동하게 한다면 노동시장은 지역의 경제발전과 노동의 전환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처럼 노동시장은 특정 기술과 교육을 필요로 하고 또 그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일자리들을 창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노동자들은 기술을 익히고 교육을 받을 유인을 갖게 되고, 기업들은 더 뛰어난 재능과 훈련을 받은 노동자를 찾아 보상을 줄 수 있다.

자유로운 노동시장은 저숙련과 육체노동이 지배하는 구조에서 교육과 기술을 겸비한 노동자들을 양성할 것이고, 고소득 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북한은 노동당 7기 3차전원회에서 새로운 경제발전을 위한 “과학 교육”을 강조했다. 다만 국가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자율적 노동시장에 의한 것이 되어야 한다. 이럴 때야 비로소 실질적 경제성장을 이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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