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전문가들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공동 주최 국제학술회의에서 각각 자국의 입장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내놨다.

‘한반도 평화정착과 국제협력’ 분야 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한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핵-경협 연계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고, 역시 주제발표를 한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핵화 문제와 평화체제 문제 사이에 선후를 두지 않고 “상호 조율”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의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미국의 새 대통령이 “특사를 선임해 평양이나 제3국에서 북한과 협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한반도 평화협상에 중국대신 일본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진찬롱(金燦榮) 중국 런민대 교수는 중국이 현재 북한 상황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권력 이양이 발생한다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박건영 교수 = 이명박 정부는 먼저 ‘ABR(Anything But Roh, 노무현과 반대로)’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실용주의에 입각해 대북 정책의 원칙을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다.

정부의 대북 정책은 특히 북핵 문제와 연계 여부가 불투명하다. 연계해서는 남북관계의 개선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부시 미 행정부가 외교와 인게이지먼트(포용)를 선택한 상황에서 남한이 연계 정책을 고수한다면 문제 해결에 장애가 될 뿐이다. 연계보다는 병행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박종철 선임연구위원 = 미국의 선 비핵화 입장과 북한의 선 평화체제 입장을 조정해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개선을 단계적으로 연계한 상호조율 방식이 바람직하다. 불능화 및 신고가 마무리되고 핵폐기 과정에 돌입하는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을 추진하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포럼은 어떤 형태가 되든 실질적으로 남북한의 주도권이 보장돼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남북군사회담, 한반도평화포럼, 6자회담, 북미대화 등 다층구도로 추진돼야 한다.”
▲에번스 리비어 회장 = 미국의 새 대통령은 북미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다. 부시 행정부의 지난 3년간 정책은 그 이전 5년간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비극적인 경로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의 새 대통령은 대북 특사를 선임해 평양이나 제3국에서 북한과 협의해야 한다. 대북 특사는 북미협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북한의 대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즈미 하지메 교수 = 이명박 대통령은 평화체제 문제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은 채 핵문제를 먼저 해결하라는 이야기만 한다. 북한이 남북대화를 거부하는 이유중 하나는 이것이다. 북한은 10.4선언에서 평화체제 문제를 중시하는데 이명박 정부가 거의 무시한다고 느끼고 있다.

북한은 미국, 일본과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는 한 적대시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계속될 것이다. 북미, 북일 관계정상화가 중요하다. 평화협상에 중국 대신 일본이 들어가야 한다.

▲진찬롱 교수 = 중국은 북한이 아무리 작은 수의 핵무기를 소유하더라도 자국의 이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정치, 경제적으로 체제 내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중국은 현재 북한 상황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식량문제가 다시 대두하고 있고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북한 내) 권력 이양이 발생한다는 관측도 있다. 평화협정에서 북한이 중국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