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평신도 직격탄 “문정현 신부 파문하라”

1980년의 광주와 2006년의 평택에는 공통점이 있는가.

5월이 무르익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1980년 광주의 아픔을 되살리며 괴로워한다. 또 한무리의 사람들은 평택을 ‘제2의 광주’로 만들어가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 선두에는 관운장 수염을 휘날리며(?) 데모대를 지휘하는 문정현 신부가 있다. ‘제2 광주 만들기’에는 설익은 진보론자들도 가세하고 있다. 그럼에도 광주와 평택은 엄연히 다른 두 개의 역사이다.

광주는 국민이 민주화를 원하던 시기에 권력찬탈을 위해 등장한 신군부가 만들어낸 ‘존재하지 않았어야 할 역사’였다. 물론 당시에는 사회불안을 극대화하여 ‘남한내 혁명역량 강화’를 꾀했던 불순분자들도 활동했을 것이다. 활동상을 낱낱이 밝힐 수 없기 때문에 묻혀 지나갔을 뿐, 그들의 존재를 부인할 순 없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볼 때 광주는 내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신군부의 폭력에 피눈물로 항거한 사건이며, 그래서 ‘항쟁’으로 불린다. 직접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그 어떠한 위로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깊이 패인 가슴을 간직하며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 분들의 아픔을 딛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다.

평택은 다르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은 한미동맹의 변천과정에서 양국 합의에 따라 진행되는 국책사업이다. 한미동맹의 변화는 바람직하든 하지 않든 이미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며, 그래서 주한미군 규모 감축, 전투임무의 한국군 이양, 미군기지 재배치,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등 네 분야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중 평택기지는 ‘미군기지 재배치’의 일환이다. 일각에서는 “미군이 재배치되는 것은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것”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민의 땅을 뺏고 있는 것” 등의 주장을 펼치지만, 유치한 ‘단순화’ 주장들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가 보고 싶은 시각으로 시건을 보면서 자기가 원하는 주장만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군 재배치는 다양한 변화의 산물이다. 먼저, 남북화해가 진전되면서 북한을 바라보는 한국정부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으며, 다음으로 한국정부의 정책변화와 한국의 반미운동을 보면서 미국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또 하나는 미국 스스로의 세계전략도 바뀌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해외미군재배치 계획이 나왔고 ‘전략적 유연성’ 개념도 등장했다.

그럼에도 한국민 다수는 한미동맹이 여전히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재래무기 위협은 줄어들고 있지만, 모든 재래무기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핵, 화생무기, 미사일)를 가진 것이 사실이다.

이외에도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중일간 지역패권 경쟁, 한미간 무역이나 상호간 경제의존, 인적 교류, 에너지 확보전쟁 등 한미동맹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아직 많다. 그래서 양국은 변화를 수용하면서 동맹을 존속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평택은 그런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평택을 둘러싼 선전선동 중단해야

평택에는 미 8군, 2사단, 연합사, 유엔사 등이 들어온다. 평택을 ‘제2의 광주’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별별 주장을 늘어놓는다. 군부대 배치에 대해 아무런 전문지식도 없는 사람들이 “왜 여의도 3배의 땅이 필요한가”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왜 서울 한복판에 외국군이 주둔하는가”라고 소리치던 사람들이 그 부대를 서울에서 내보내기 위해 건설하는 평택기지를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평택을 ‘제2의 광주’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겐 거칠 것이 없다.

“국민의 땅을 빼앗고 있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들린다. 평택이 미군으로부터 5천만 평을 되돌려 받는 대가로 건설해주는 기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주장도 어거지다.

정든 땅을 내놓아야 하는 주민에게도 적지 않는 보상금이 주어진다. 국가가 강제수용권을 가지지 못한다면 댐이나 철도는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 국가의 안보이익을 위해 또는 더 많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을 두고 “국민의 땅을 빼앗는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선동에 지나지 않는다.

반대 시위자들 모두가 외부에서 원정온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도 남는다. 극렬한 시위는 오히려 현지 주민을 죽이는 일이다. 이런 살벌한 분위기라면 미군은 모든 편의시설을 부대 내에 건설할 것이며, 미군이 기지 밖으로 나가 돈을 쓸 일도 없어질 것이다.

이제 평택은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 평택을 둘러싼 선동은 그만두어야 하며, ‘광주’의 이름을 더럽히는 역사왜곡도 중단되어야 한다. 한미동맹 자체에 반대한다면 선거라고 하는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국민의 뜻을 확인하면 될 일이다.

죽봉시위대 진두지휘한 문정현 신부 파문해야

많은 천주교 교우들은 문정현 신부가 ‘제2 광주 만들기’의 중심에 서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낀다. 물론 천주교 내에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많다. 적극적으로 반미친북을 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믿고 문 신부를 감싸는데 여념이 없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 중에는 문 신부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바리새인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 신부를 비판하는 것이 구세주로 오신 분을 모함하여 십자가로 내몬 것과 같다는 논리다. 기가 막힌다.

천주교 사제는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를 집전하는 분들이며 하느님과 동격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제들은 존경받을 분들이지만, 비뚤어진 사제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는 또 다른 삐뚤어진 사제를 탄생시킬 뿐이다.

더 큰 문제는 교단의 침묵이다. 북한체제는 하느님을 부인하는 체제다. 문 신부가 북한체제를 이롭게 하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당연히 그를 파문하여 사제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는 교단에 있다. 그래서 많은 천주교 교우들은 교단의 침묵을 권위주의와 우유부단 그리고 비겁함의 산물로 이해한다.

필자를 포함한 이 땅의 많은 교우들은 로만 칼라를 한 문정현 신부가 망루(?)에 앉아 죽봉으로 무장한 데모대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낀다.

김태우(삼성동 성당, 미카엘)/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필자약력>
– 뉴욕주립大 정치학박사(핵정책/핵전략 전공)
–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군비통제연구실장
– 경기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 저서 <한국핵은 왜 안되는가?>, <저승바다에 항공모함 띄웁시다>, <미국 핵전략 우리도 알아야 한다>(2003), <주한미군 보내야 하나 잡아야 하나>(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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