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상품 단속 포고문 발표 이후 중국산 식품 판매 하락세

북한 평양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북한산 소고기맛 즉석국수(라면). /사진=데일리NK

이달 11일 북한 인민보안성이 가짜 상품 제조와 밀수, 밀매를 엄격히 처벌하겠다는 포고문을 발표한 이후 시장에서 중국산 가공식품 판매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가짜상품 제조 금지 포고문이 내려온 이후 중국에서 들여온 제조(가공) 식품 유통과 소비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중국 수입 식품은 도매꾼들이 보통 5일 단위로 식품을 전달하는데, 지금은 보름이 넘었는데도 새로운 물건을 받아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와 함께 가짜상품 밀수 금지 포고문이 나온 이후 주민들도 중국산 식품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보안성이 발표한 중국 식품에 대한 경고 문구에는 불법적으로 제조된 수입 식품을 먹을 경우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의 경우 설사와 구토를 유발할 수 있고, 임신 여성은 기형아를 출산 위험이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소식통은 “시기적으로 날이 뜨거워지고 습해지면서 식품 자체가 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는데, 이런 경고가 있으니 주민들이 중국 식품을 꺼리게 된다”면서 “중국에서 포장돼 들어온 흑달걀과 닭발, 소시지 등 가공 육류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시장에서는 자체 생산 식품의 질이 개선되면서 중국 식품에 대한 선호도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가격이나 공급량 측면에서 비중이 큰 편이었다. 다만, 주민들 사이에서 ‘식품이 상하고 곰팡이가 피었다’ ‘소시지 속에서 바느질 실이 나왔다’는 등의 부정적 소문 등이 있어왔다.  

이번 포고문 이후 상인들은 중국 수입 식품보다는 평양이나 지방 식품공장에서 자체 생산한 식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장사꾼들은 본전이라도 건져보려고 중국 수입 제품 가격을 낮추기도 한다”면서 “어제 먹은 사람이 아무 일도 없다는 말로 소비자들에게 안전을 강조하며 판매하려는 상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소통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산제품이 다량 생산돼 중국산 제품이 조금씩 밀어내고 있는데, 이런 포고가 내려오면서 중국산 식품은 진짜 불량식품 취급을 받고 유통되는 양도 많이 줄어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