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생이별 장면 연출해 對南공세 활용”

북한은 주민귀환문제 해결을 위해 9일 실무접촉을 갖자고 7일 제의해 왔다. 우리 정부도 만남에는 응하면서 북한이 제시한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대신 남측시설인 평화의 집에서 만나자고 수정제의했다.


북측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오전 대한적십자사 앞으로 보낸 전통문에서 “박용일 적십자회 중앙위원을 비롯한 3명이 남측에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의 가족과 함께 나올 것”이라며 남측에 대해서도 (귀순 의사를 밝힌) 당사자 4명을 데리고 나올 것을 요구했다.


일단 우리 정부는 남측에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4명의 자유의사 확인작업만 의제로 삼기로 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전통문에서 북한 귀환 희망자 27명을 이날 오후 4시에 판문점을 통해 송환할 예정임을 밝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의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대표단이 나가서 4명의 입장을 설명하고 북측과 이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를 협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귀순 의지를 밝힌 4명을 회담장에 데리고 나가는 것은 전례가 없는 데다 북측이 귀순 의지를 흔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전통문에 대한 입장표명 없이 판문점 연락관 연장 근무를 요청한 상태다.


통일부 당국자는 “4명의 귀순의사 확인과 관련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접촉시 유엔사 중립국감독위원회 관계자 등 제3자를 통해 귀순자 4명의 자유의지를 확인해주는 방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번 실무접촉 제의에 대해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도 일방적으로 남측의 송환절차에 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절차를 하나 만들어 낸 것”이라며 “남측의 분위기를 읽은 급소를 찌른 행위”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가족 간 울고불고 하는 생이별 상황을 연출케해 남측의 비인도적인 처사를 부각시키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가족들의 눈물 하소연을 통해 북측으로 데려가는 심리적 동요를 유발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측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도 불리할게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까지 동원했는데도 돌아오지 않을 경우 ‘갈테면 가라’며 귀순자를 가족까지 등진 배신자로 몰아갈 수 있다. 또한 남측 정부의 비인도적인 처사를 부각해 남남갈등용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의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문제를 북측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귀순이 자율적 판단임을 증명하고 추후 남한 주민 억류 시 귀순 여부를 물을 때 북한에게 같은 방식을 요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김 교수는 “우리 정부 역시 역제의해 의제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북한이 자진월북이라고 주장했던 납북자에 대해서도 자유의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으로 납치된 어부들도 본인의 의사에 의한 것인지 남북 또는 중립국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