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총살되도 살아 버티는게 가장 큰 행복”

▲ 정치범 수용소 출생 탈북자 신동혁 씨는 26일 연세대학교에서 대학생들에게 북한 사회와 수용소에 대한 강연을 가졌다. ⓒ데일리NK

26일 정치범 수용소 출생 탈북자 신동혁 씨는 “24년 간 수용소에서 살며 내가 부모의 죄를 씻기 위해 수감 생활을 하는 것은 평등한 것이라고 여겼다”며 “죄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억울한 마음을 품지 못했다”며 수감시절 심정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신 씨는 이날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특강 수업을 통해 70여명의 대학생들에게 수용소 탈출 경위, 수용소 내 결혼, 탈북 후 생활 등을 전했다.

강의를 시작하며 신 씨는 “남한 대학생들은 공부하느라고 코피 흘리고 그러지만, 나는 관리소(정치범 수용소) 안에서 표창 받으려고 코피 터지게 일했다”며 북한과는 달리 자유롭게 공부하는 남한 학생들을 보며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고 말했다.

강연 후 학생들은 북한 사회와 수용소에 대한 열띤 질문을 던졌다.

“영화<쉬리>에서 북한 간첩 최민식은 북한 사람들은 굶어 죽는데 한국 사회는 화려한 것을 보며 한심하게 여겼다. 신동혁 씨는 휘황찬란한 한국 사회를 처음 접하고 어땠는지”

이에 신 씨는 “그 인물과 똑같은 심정이었다”며 “한국 사람들은 너무 풍족하다 보니 아까워할 줄 모르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특히, 관리소에서는 60대도 일을 하는데 한국 노숙자들은 충분히 일할 수 있으면서도 일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자살 뉴스가 많던데 관리소에서는 가족이 총살 되어 죽고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서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저녁에 무사히 들어오는 것이 행복인 것이다”라며 학생들에게 남한의 삶은 북한에 비해 너무나 여유롭다며 힘든 일이 닥쳐도 약해지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한 신 씨는 ‘정부나 NGO의 지원을 받으며 부족한 것은 없는지’라는 질문에 “부족한 것 없다. 단지 한국에서는 하나부터 백까지 내가 선택해야 하는데 내 앞에 주어진 것이 너무 많고 다 좋은 것 같아 선택이 힘들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신분증을 받았을 때, 정부에서 나를 책임져 준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고 회상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이정률 씨는 “비인간적이고 인격을 짓밟는 일을 당하면서도 그것을 수용소 안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며 최소한의 인권도 존중 받지 못하는 현실이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또한 “UN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정부가 기권한 것을 보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강연을 본 후 정부가 인류보편적인 관점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강연을 준비한 연세대 대학원생 탈북자 한영진 씨는 “세상에서 여기보다 더 힘든 곳이 바로 옆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 대학생들이 북한 수용소에서의 삶을 들으며 북한에 대한 관심이 생기길 바라는 바람이다”라며 취지를 밝혔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