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봉 우선, 北 정치이용 단호 대응”

▲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 ⓒ데일리NK

1978년 북한공작원에 납북돼 북한에서 일본인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와 결혼한 김영남 씨가 오는 6월 말 6.15 이산가족 특별상봉대상에 포함돼 남한에 살고 있는 어머니 최계월(82) 씨를 만나게 됐다.

상봉이 결정된 8일 김영남씨의 누나 영자 씨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모르겠다. 우선 동생을 만나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씨 가족의 상봉을 위해 노력해온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북한은 당연히 이번 김영남 가족의 상봉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예의 주시하면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80이 넘는 노모가 아들을 상봉하는데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납북자 가족들이 송환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당장에는 생사확인과 납북된 가족을 만나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가족들의 현실적인 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나 이번 상봉이 북측이 납북자 문제를 이산가족 문제로 풀려는 의도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것이 현실. 납북자 송환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일본측은 이번 김씨 가족의 상봉이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한일 연대를 흔들지 않을까 우려를 보이고 있다.

2004년 북측 인사로부터 메구미의 남편이 1977년-78년 남한에서 납치된 고교생이라는 제보를 받아 DNA 확인을 거쳐 가족상봉에 이르기까지 김영남 사건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에게 이번 가족 상봉의 의미와 파장을 짚어봤다.

-28년만에 김씨와 어머니 최씨가 상봉하게 되는데요. 납북자가족으로서 소감은 어떤가?

일본정부에 이어 한국정부에서도 지난 4월 메구미의 남편이 김영남일 가능성이 높다는 DNA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그 당시 나는 이제는 북한이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대해 북한이 대답한 것이다. 이렇게 빨리 대답할지 몰랐으나 모자 상봉을 북한이 허락한 것은 납치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1978년 납치해간 김영남이를 가족 앞에 내놓는 것은 하나의 사건이다. 이번 기회에 다른 납북자 문제도 상봉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모자 상봉 그 자체도 의미가 커”

-북한이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북한은 당연히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다. 만약 북한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가정 먼저 내가 나서서 문제제기 하고 비판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납북자 가족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일본 납북자 가족들과 일각에서 북한의 정치적 의도를 운운하며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하는데, 우선 최계월씨가 만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 상봉 이후 북측의 태도를 보면서 정부와 납북자 가족들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영남이를 만나게 해주는 것은 북한이 납치를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우선 모자를 상봉시키는 것도 큰 성과이다. 아무리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것이 자명하더라도 80넘은 노모의 소원을 풀어드리고 이후에 북한의 태도에 따라 우리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면 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번을 기회로 해서 분열되지 않고 정부, NGO들이 하나되어 향후 납북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북측이 상봉을 허락한 이유를 뭐라고 보나?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난 북한이 납치를 인정한 것으로 보고 싶다. 물론 북한이 여러 가지 카드로 이번 모자 상봉을 이용하려고 들 것이다. 그것이 눈에 보인다. 그동안 북한의 행태를 보더라도 그렇다.

하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든 안하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상봉이고 상봉 이후에 북한의 의도가 드러나면 그때 대응하면 된다.

-일본 납치자 단체에서는 김씨와 어머니 최씨의 상봉 자리에서 메구미의 사망사실을 확인토록 해 일본의 납북자 문제 제기를 일단락 시키려는 의도가 있다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일본이 그런 우려감을 표하는 것은 일정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된다. 일본은 납치자 문제에 있어서 북한에 강력하게 메시지를 던져왔다. 북한이 김영남이를 시켜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일본은 그동안의 북한의 태도를 지적하며 밀고 나가면 된다. 즉 북측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기존 대북정책을 펼치면 된다.

벌써부터 그런 문제를 제기하면서 30여년만에 만나는 모자 상봉을 반대하는 듯한 인상을 펴는 것은 일본에게도 안좋다.

“납북자 해결 위해 한일 연대 여전히 필요하다”

-이번 김씨와 어머니 최씨 상봉에 대한 한일 납북자 단체들간의 의견차가 보이는데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연대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과 적극적으로 공조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 없다. 일본정부를 비롯해 일본 납북자 가족 단체들과의 연대를 항상 염두해 놓고 있다. 특히 김영남과 메구미와 관련해서는 메구미 가족들과 연대를 할 것이다.

다만 일부 일본 납북자 가족 단체들이 납북자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단체들과의 연대를 배제하겠다.

-이번 김씨와 어머니 최씨 상봉을 계기로 특수이산가족에서 분리해 납북자 가족 상봉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번에도 북측이 특수이산가족 차원에서 상봉을 허용했는데 북측은 납북자 문제를 이산가족 형태로 풀려고 한다. 일단 모자 상봉 이후 납북자 가족 단체들과 NGO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 또한 야당과 여당에게 협조요청을 해 정부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

정부는 이산가족과 별도로 납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북측에 주장해야 한다. 이번 모자 상봉을 계기로 우리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납북자 가족들과 NGO 정부가 한 목소리를 내면 우리가 바라던 것이 하나둘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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